[사설] 그린벨트 해제로 수도권 규제 완화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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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4   |  발행일 2020-07-14 제27면   |  수정 2020-07-14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값을 잡겠다면서 3년째 온갖 대책을 동원했지만 백약이 무효다. 대출을 규제하고 다주택자들의 보유세를 올리는 한편 개인임대사업자들의 혜택을 사실상 없앴다. 이른바 86세대 고위공직자들에게 다주택 처분을 권유했으나 지방주택만 팔고 똘똘한 강남아파트는 남겨두면서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다. 급기야 집 한 채만 가진 주택보유자들에게도 종합부동산세를 올리기로 했다. 극약 처방에도 집값은 잡히지 않고 도리어 치솟기만 한다. 제3기 신도시를 개발해 공급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무주택자와 30~40대 수요자들에게 기회가 올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

이런 와중에 서울 주변의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같은 당의 대권주자인 이낙연 국회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인이 되기 직전에 찾아가서 그린벨트 해제 협조를 요청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지방자치단체는 획기적 (부동산) 공급대책 수립을 위해 중앙정부에 협조해줄 것을 촉구한다"면서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지방의 반발을 무마하려 하고 있다. 그린벨트에 대해 "미래세대를 위해 지켜야 할 보물"이라고 강조했던 박 시장이 유명을 달리함에 따라 과연 서울시가 그린벨트를 지켜낼 수 있을지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박 시장이 없는 서울시가 칼을 쥔 여권의 그린벨트 해제 압박을 막아낼 배짱이나 재간은 가졌는지는 회의적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 방송에서 "그린벨트 해제 관련은 굉장히 또 다른 중요도가 있기 때문에 현재는 리스트에 올려 놓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듣기에 따라선 향후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검토의 여지를 남겨뒀다. 그린벨트 해제는 대표적인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다. 수도권의 주택문제를 지역균형발전을 통해 풀 생각은 않고 수도권 확장정책으로 풀려는 것은 급한 불만 잡겠다는 임기응변이다. 현 정권의 지역균형발전 정책 포기선언과 다름없다. 정부와 여당은 이런 근시안적 발상을 입에 담는 것조차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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