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박원순계 의원들의 행보 주요 변수 떠올라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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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3   |  발행일 2020-07-14 제5면   |  수정 2020-07-13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 잠룡으로 꼽히던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8·29 전당대회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여권 내 대권 인재풀이 좁아지면서 전당대회가 사실상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띠게 됐는데다, 구심점을 잃은 박원순계(係) 의원들의 행보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등 여권의 대표적인 차기 대선주자로는 이낙연 의원·김부겸 전 의원을 비롯해 박 전 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 전 시장은 높은 지지율로 두각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사상 첫 3선 서울시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여권의 잠룡을 꼽을 때 빠지지 않던 인물이었으나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최근 차기 대권 주자를 꼽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에 이어 2위에 오른 이 지사와 친문(親文) 핵심으로 알려진 김 지사도 유력 대권 후보로 발돋움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지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의 상고심을 기다리고 있고, 김 지사 또한 드루킹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대권 가도에 별다른 장애물이 없는 주자가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으로 좁혀지면서 민주당 전당대회는 '대선 전초전' 형식으로 치러지면서 판이 커질 전망이다. 이들 중 당 대표가 되는 사람에게는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과 여권 내 다주택 보유 고위공직자 등에 대한 비판 여론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쌓여있다.

이 밖에도 '미니 대선'이라 불리는 내년 4·7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 공천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도 전당대회의 변수로 떠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차기 당 대표가 대선에 나설 경우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재보선 한달 전인 내년 3월 당 대표 직을 내려놓아야 하는 데,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대표직에서 사퇴하는 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대표 당선 시 임기 2년 완주를 약속한 김부겸 전 의원은 지난 9일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중요한 선거(4·7 재보선)을 코앞에 둔 3월에 당 대표가 사퇴하면 선거 준비가 제대로 되겠느냐"라며 이 의원을 겨냥하기도 했다.

또한 박원순계 인사들의 향후 행보도 전당대회에 관심이 쏠리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이들은 지난 총선에서 박홍근·남인순·기동민·진성준 의원 등을 필두로 김원이·민병덕·윤준병·천준호·허영 의원 등 초선들까지 가세하면서 세를 불렸다. 하지만 '주군'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구심점을 잃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두 당권 주자들은 이들을 영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대부분이 서울시 시정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인물들인 만큼 중요한 자원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들이 각자 길을 헤쳐나갈 지, 연대를 유지하며 전당대회 등에서 캐스팅보트로 떠오를 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각종 현안이나 상황에 따라 이합집산을 통해 영향력을 드러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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