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가피한 일상 회복, 높은 경계심은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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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20   |  발행일 2020-07-20 제27면   |  수정 2020-07-20

코로나19 감염병의 장기화 속에 여름 결혼식이 성행하고 있다. 대구의 주요 예식장은 7·8월 예식 일정이 가득 찬 상태이며, 비인기 시간대에도 예약이 잡히고 있다니 이채롭다. 8월 예약이 어려워지자 예비 신랑·신부들의 9월 결혼식 예약도 잇따르고 있다. 무더위와 장마철이 겹치는 여름은 원래 결혼 비수기다. 그런데도 성수기처럼 여름 결혼식이 많아진 것은 지난 2월18일 대구의 첫 확진자(31번)로 인해 대구경북에 확산한 코로나가 지속한 탓이다. 봄 결혼이 취소 또는 연기됐고, 가을·겨울에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자 서둘러 예약을 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확산세가 잠시 주춤하자 지역민들의 일상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에 지친 시·도민들의 일상 복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행히 대구경북에서는 지난 일주일간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런 평온한 시기에 그동안 미뤄왔던 중차대한 일들을 하나하나 해결하려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혼인은 예부터 출생·사망과 함께 '인륜대사(人倫大事)'로 불리던 중요한 일 아닌가. 남녀가 결혼으로 가정을 이루고 후손을 낳아 양육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봇물처럼 터진 여름철 결혼식 행렬은 한편으로는 우려감을 안겨준다.

대구경북에서 근래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지역민의 방역 수칙 준수와 방역당국의 치밀한 방역 덕분이다. 그렇다고 결코 안심해선 안 된다. 전 세계적으로는 확산세가 여전히 맹렬하고, 국내서도 수도권과 광주를 중심으로 지역감염자가 매일 만만찮게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확진자와의 접촉 동선 파악이 안 되는 이른바 '깜깜이 확진자' 발생도 잇따르고 있어 문제다. 대구 지하철에서는 안내방송으로 '에어컨 바람에 의한 비말 감염도 있을 수 있다'면서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혼식·소모임 등의 일상으로 회복하되 손씻기·거리두기 등의 감염 방지 수칙은 철저히 지켜야 한다. 자칫 한두 사람의 일탈만으로도 지역사회가 엄청난 고통에 빠질 수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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