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지도사 김광식씨 "장애인들 '독립적 삶' 살도록 돕고 싶어요"

  •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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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22   |  발행일 2020-07-22 제13면   |  수정 2020-07-22
뇌성마비 장애 어려움 딛고
사진작가 활동·무료급식 봉사
올핸 사회복지학 공부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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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지도사 김광식씨

높이 120㎝, 무게는 200㎏의 전동휠체어를 제 몸처럼 움직이는 김광식(52)씨는 뇌성마비 1급 지체장애인이다. 사회복지학과 대학생 새내기이자 대구시 장애인체육회 보치아 지도자이기도 하다.

그에게 젊었을 때 이야기를 묻자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여기는 비장애인의 시선을 불편해했다. "저요?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지요." "돈 없이 살아보니 돈에 대한 애착이 많아요." "나이가 들면 못 하는 일이 많아져요. 젊었을 때 뭔들 못 하겠어요?"

그는 남들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은 "광식이 오빠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그는 부모 없이 20년을 재활원에서 생활하다 도망치다시피 나왔다. 당시 재활원은 보리밥과 간장이 전부인 배고픔만 면하는 시설이었다. 스무살 성인인 광식씨에게 재활원의 통제와 많은 금기사항은 자립이라는 모험을 감행하게 했다. 무작정 서울로 올라간 4년간의 생활은 혹독했다. 앵벌이, 과일 노점상, 길거리 잡화판매 등 생활비를 벌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했다.

그는 "또래들을 보며 모험도 즐기고 여행도 다니고 스스로 자기 결정권을 가진 삶을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로 내려와 세상에 대한 관심을 넓혀갔다. 배고픔에 지쳐 비틀거리는 엄마와 아기의 뒷모습은 낮은 자리에서 세상을 담는 다큐 사진작가가 된 계기가 됐고, 20대부터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급식 봉사'로 인연을 맺은 친구들은 허물없는 30년 지기 친구가 됐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배운 보치아는 1988년 서울 장애인올림픽 보치아 국가대표 선발 단체전에서 은메달의 기쁨을 주며 생활체육 지도자 활동의 근간이 됐다.

올해 광식씨는 사회복지학을 배우는 학생의 길을 나섰다. 후배 장애인들이 '독립적인 생활인'이 되도록 돕고 싶다는 소박한 뜻이다.

글·사진=이명주 시민기자 imps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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