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위의 대구편입 진실게임은 혼란만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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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22   |  발행일 2020-07-22 제27면   |  수정 2020-07-22

대구시와 경북도의 통합신공항 이전지역 결정을 위한 노력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그제 군위군이 공동후보지인 의성 비안·군위 소보로 공항유치 신청을 해줄 것을 촉구하는 공동 호소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장에서 느닷없이 군위의 대구편입 문제가 공식적으로 튀어나와 지역민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경북 일부 지역의 대구편입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법적인 절차가 복잡하고 주민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실현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대구시민이나 지방의회와의 교감도 없이 마구 당근책으로 발표하는 것이 합당한가.

군위의 대구편입은 대구시정의 큰 그림을 그리는 문제이고,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 대구시장이 진지한 고민과 의논 없이 이런 사안을 성급하게 제시한 것은 이성적인 정책행위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시민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채 통합신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데 대해 많은 대구시민은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다. 더욱이 군위의 대구편입을 놓고 대구시장과 군위군수 간에 벌어지는 진실게임은 매우 혼란스럽다. 대구시장은 "지난 주말 군위 방문 때 편입 건의를 들었으며 군위군의 공식요청이 있으면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도지사는 군위의 대구편입은 대구시민들에게 공항이 멀다는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다면서 찬성 입장을 밝혔다.

군위군수는 이에 "권 시장이 몇 달 전 제안했다가 최근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놓고선 지금 와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단체장들 사이에 왜 이런 불신이 깊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 엄밀히 말하면 군위의 대구편입과 공동후보지 유치신청은 별개의 문제다. 협상카드로는 부적절해 보인다. 땅값 상승 등의 경제적 이득을 바라는 지역주민들과 군위의 공항관련 지도부를 분열시킬 개연성이 적지 않다. 향후의 정치적 책임 파장 때문에 보여주기식으로 어르고 달래면서 밀당을 반복해선 혼란만 증폭시킬 뿐이다. 합의는 진정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관련 당사자들 간에 진정성이 교감될 때 상호 공감이 싹트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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