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혁신과 세대교체, 대구 경제계의 해묵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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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24   |  발행일 2020-07-24 제23면   |  수정 2020-07-24

대구 섬유업의 쇠락이 예사롭지 않다. 대구 수출의 절반을 차지했던 섬유는 수출비중이 19년 만에 11%로 쪼그라들었다. 직물 수출액이 2000년 14억달러였으나 지난해엔 8억2천600만달러에 그쳤다. 대구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9.3%에서 11%대로 급감한 것이다. 대구 섬유업 퇴조 배경의 하나로 노쇠한 섬유 단체장과 소통 부재, 낡은 경영 등이 꼽히는 시점이다. 첨단 섬유제품 개발이나 신기술 도입 등 쇄신과 혁신에 둔감했던 게 사실이다.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를 비롯한 14개 섬유 관련 단체장의 평균 연령이 63.8세이고 서로 돌려막기를 했다는 영남일보의 최근 보도에서 지역 섬유의 세대교체 및 젊은 피 수혈 필요성은 확인된다.

섬유 등 지역 경제가 어려워진 건 어제오늘이 아니다. 섬유업계뿐 아니라 지역 경제계 전체에 쇄신이 요구된다. 대구경북의 전통 산업인 자동차부품업·안경산업 등 전 산업에 획기적인 변화가 절실하다. 회사 경영자나 경제단체 등 다들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과 혁신 마인드 부족으로 지역 경제의 퇴보를 방임했다는 지적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구촌 경기도 내리막길인데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코로나까지 6개월째 확산, 경제 추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길을 찾아야 하는데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대구시는 미래 먹거리로 의료·물·지능형 자동차·그린에너지·첨단 로봇 등 스마트시티 산업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들 미래 신산업도 구호만 요란할 뿐 실제 결실은 미미해 문제다. 달성군 구지면 일원에 조성 중인 대구국가산단의 성공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신산업 관련 기업의 창업이나 입주가 당초 기대만큼 많지 않은 상황이다. '메디시티 대구' 브랜드를 내걸고 육성하고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나 수성의료지구 활성화도 마찬가지다. 홍의락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최근 시의회에서 시정질의에 대한 답변으로 한 진단은 정확하다. 홍 부시장은 "대대적인 산업구조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잘할 수 있는 일을 속히 찾아내야 한다"고 했다. 맞는 분석이고 속도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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