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간염에서 간암까지 '기본' 충실한 치료 중요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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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28   |  발행일 2020-07-28 제17면   |  수정 2020-07-28
B형 바이러스 보유자 특히 조심
초기 발견하면 수술적 치료 가능
방치 치료시기 놓치는 경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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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석〈대한간암학회 부회장· 계명대 동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매년 7월28일은 세계 간염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가 간경변증, 간암 등의 중대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간염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예방 및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국내 간염 환자는 예방접종 사업과 위생환경의 개선 이후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한국인에게서 발생이 많은 B형 간염은 2019년 기준 약 40만명의 환자가 있고, 6개월 이상 만성화된 환자들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간염이 무서운 이유는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만성화되고 간경변증, 간암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일반인보다 간암 발생 위험이 약 1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간암 환자의 10명 중 7~8명(74.2%)은 B형 간염이 원인이 되어 간암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을 마주하다 보면 간염을 조기에 발견 및 치료하지 못하고, 이미 손 쓸 수 없는 단계의 간암 단계에서야 내원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질환이 어느 정도 깊어지기 전까지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들다 보니 중간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도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희망적인 것은 최근 간염과 간암 분야의 치료에 국내 의료진의 많은 경험과 제도적 지원이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간암은 치료가 어렵다는 인식이 있어 환자가 심리적으로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초기에 발견하면 간 이식 또는 절제 등의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고, 여러 가지 근치적 시술과 중재적 치료가 가능하다. 국소적으로 진행되었거나 림프절과 폐, 뼈 등에 암이 전이됐을 때에도 전신 항암 치료를 할 수 있다. 다만, 간암 환자들은 간염이나 간경변 등의 기저질환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간 기능을 고려하며 치료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따라서 간암의 치료법은 오랜 경험과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간암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치료 경험이 쌓인 항암제는 2007년부터 사용되어온 소라페닙 성분의 표적 치료제이다. 2017년 레고라페닙이 등장한 이후에는 건강보험 급여를 바탕으로 1·2차 순차치료도 가능해져 낮은 경제적 부담으로 생존 연장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간암을 치료하는 임상의로서 올 초 더욱 환영할 만한 소식도 있는데 소라페닙 성분의 일차 항암제가 중등도 간 기능 등급을 가진 일부 간암 환자에게도 급여가 확대되면서 더 많은 환자들이 비용 부담을 내려놓고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간암의 표적 치료제가 더 많이 개발돼 임상에 사용되면서 더 나은 치료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 변화들은 환자들이 항암 치료를 '마지막 방법'이 아니라 '장기생존으로 가는 새로운 시작이자 첫 발판'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고, 희망적인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치료 방법이 좋아졌다지만 확실한 최선의 방법은 예방이다. 백신을 통한 간염 예방과 조기 검진을 통해 간암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B형 간염, 간경변증 등의 간 질환을 앓고 있는 간암 고위험군은 간염 치료에 힘쓰며 질환을 잘 관리해야 한다.

황재석〈대한간암학회 부회장· 계명대 동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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