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신암1동의 한 주택가 골목길에 각양각색의 화분이 놓여 있다. |
대구 동구 신암1동의 주택가 골목길을 걸어가다 보면 저절로 발걸음이 멈추는 집이 있다.
흰색의 담장은 언뜻 보기엔 화분으로 담장을 만들어 놓은 듯하다. 담장 아래와 윗부분을 따라 쌓아둔 각양각색의 빈 화분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바람결에 날아와 자리를 잡은 풀꽃이나 잡초도 이곳에서는 당당하게 화초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비어 있는 화분이기 때문이다. 이름표를 단 꽃이 심어진 화분이라면 잡초로 뽑혀 나갔을 것이다. 마치 1980년대 우리의 가난한 서민들이 한 방에 대여섯 식구가 모여 살던 때처럼 한 뼘 좁은 화분 안에 여러 종류의 이름 모를 풀꽃이 공생하는 화분도 있다.
한때는 버려진 빈 화분에 의미를 부여하여 생기를 불어넣으니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한 담장처럼 우리의 인생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하고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보는 하루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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