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자리 잃어가는 우리가곡 되살리자" 대구경북 가곡 애호가들 모여

  • 천윤자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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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29   |  발행일 2020-07-29 제12면   |  수정 2020-07-29
매달 정기연주회 연 지 4년째
올해 소수인원으로 기념음악회
동호인·성악가 하나되어 노래

"'동무생각' '봉선화'로 시작된 우리 가곡은 일제강점기·광복·한국전쟁·현대화 등 격동기 국민의 정서와 애환을 노래하고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준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대구경북우리가곡부르기 제4주년 기념음악회가 지난 16일 오후 6시20분 대구 한영아트센터 안암홀에서 열렸다.

지역 가곡애호가들이 주축이 돼 출범한 대구경북우리가곡부르기는 2016년 3월12일 제1회 연주회를 시작으로 매달 정기연주회를 열어 왔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지난 1월16일 47회 연주회를 연 후 6개월 만인 이날 48회 연주회를 '4주년 기념음악회'로 열었다.

거리두기를 위해 평소보다 적은 인원으로 열렸으나 회원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시 낭송가 김지선씨가 김남조 시인의 시 '그대 있음에' 낭송으로 시작한 이날 연주회는 1부에서 홍선예·김일주·김두환·백종애·박동석·김정애·김성림·차대환·조연화 등 동호인 10명이 우리 가곡을 연주했다. 2부에는 소프라노 강은구·배진형·장민수, 메조소프라노 박소진, 바리톤 구본광·제상철, 테너 김현준·김충만 등 초청 성악가 8명이 출연해 지역 출신 황여정 시인의 시를 가사로 한 '만남, 그 먼 날을 기다리며' 등 12곡의 가곡을 연주했다. 피날레는 이병기 시·이수인 곡 '별'을 성악가들이 함께 연주하는 무대로 꾸며졌다.

행사 후 회원들은 인근 카페로 자리를 옮겨 리셉션을 가졌다. 이날의 행사에 대한 평과 함께 송정숙·박순덕·김형규·이애리·김옥순 회원이 참가한 '작은 음악회'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대구경북우리가곡부르기는 상업적인 매체와 입시 위주 교육으로 설 자리를 잃어가는 우리 가곡을 되살리자는 취지에서 발족됐다. 한국가곡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다. 전공자나 비전공자를 구분하지 않으며, 대구경북에 거주하는 가곡애호가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가곡애호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다.

첫 연주회는 지역 출신인 작곡가 박태준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작품을 연주해 호평을 받았다. 분기별로 개최한 살롱음악회가 지역 가곡인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정기연주회는 시 낭송 및 초보자 연주, 초청 성악가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해 왔다. 성악아카데미와 개인 애호가 및 성악전공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를 마련해 매달 셋째 목요일 우리가곡부르기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현재 가입 회원은 1천명이 넘는다.

이상민 회장은 "외국곡으로만 이뤄진 국적 없는 음악회를 보면서 현재 대한민국의 위상에 맞는 음악회인지 의문이 갔다"며 "대구경북은 박태준·현제명 등 한국가곡의 초창기 개척자들을 배출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훌륭한 시인들도 태어났거나 활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트로트 등 대중가요가 방송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 방송사업자의 프로그램 편성 대상을 대중음악으로만 편성토록 한 현재의 방송법 조항을 일부 개정하고자 개정법률안이 현재 국회에 입법 예고돼 있다"며 "우리 가곡 마니아들이 많이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49회 정기연주회는 오는 9월 한영아트센터 안암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글·사진=천윤자 시민기자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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