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류규하(대구 중구청장)…뛸 수도, 걸을 수도 있다. 멈추진 말자

  • 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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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29   |  발행일 2020-07-30 제25면   |  수정 202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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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3.3%로 집계되면서, 1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는 1960년 성장률 통계작성 이래 네 번째이다. 1979년 2차 오일쇼크, 1998년 외환위기, 2003년 신용카드 사태 이후 17년 만에 맞이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코로나발 경제 충격은 심각하다. 상가 곳곳에 휴업, 점포임대 현수막이 붙어있고 한때 호황을 누리던 여행사들의 불은 오래전부터 꺼져있다.


가만히 놀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게문을 열어둔 채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의 모습을 보면 구청장으로써 마음이 무겁다.


"마라톤 10km를 100m 달리기처럼 전력 질주한 것 같다" 코로나 대응의 실질적 리더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밝힌 지난 6개월간의 소회다.

 

힘들게 달려왔지만 아직 결승점까지 32km 이상이 남았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불확실해 그보다 더 많이 달려가야 할지도 모른다.


2월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될 때 겁은 났지만 곧 백신이 나오겠지, 조금만 참고 이겨내면 된다고 기대하며 버텨왔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기대가 벌써 6개월이 흘렀다.


물론 시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협조와 개인위생의 준수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은 이제 많이 누그러졌지만 코로나19가 낳은 경제위기의 바닥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포기할 것인가? 여기서 멈춰 설 것인 가. 


우리 중구청도 시민들과 함께 뛰었고 여기까지 왔다. 우리 중구는 코로나19 국내 발생 초기인 지난 2월 6일 감염병 예방과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대구 기초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식품위생업소에 대한 한시적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했다. 또한 4월에는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자 '식당 내 한 방향 나란히 앉기' '공용음식 덜어먹기' 등을 실천하는 '안심음식점'제도를 역시 지역에서 가장 먼저 시행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폐업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들을 위해 선(先)결제 후 재방문을 약속하는 '착한 소비자운동' 캠페인을 대구에서 가장 먼저 시행했으며 착한임대인과 코로나19 확산방지 지원의료기관에 지방세를 감면해 주는 등 지역경제 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


매년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골목투어가 침체에 빠지자 '투어 속 거리두기 양산'을 고안해 관광을 하면서 방역과 폭염극복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도 발굴했다
코로나 사태에 폭염으로 더욱 혹독한 여름을 보내고 계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최근 '실외 무더위 쉼터'를 설치하고 이동식 에어컨, 얼음물 등 각종 폭염 물품도 비치했다.


이렇듯 주어진 상황 안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새로운 일상을 우리는 만들어가고 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 아닌가. 이 어려움도 반드시 이겨 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다만, 걸음을 멈추면 안 된다. 지금까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지나왔다. 이제는 일상과 방역의 균형을 유지하고, 지속가능한 문화를 정착시키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 


힘들다고, 두렵다고, 잠시만 쉬어가자고 멈춘다면 그 뒤 다시 떼는 발걸음의 무게는 몇 배가 될 것이다. 뛰어 갈수도, 걸어 갈수도 있다. 하지만 멈추진 말자.
류규하<대구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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