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소년 아메드...소년에서 테러리스트로 만든 종교적 맹신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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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31   |  발행일 2020-07-31 제39면   |  수정 20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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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손을 잡을 수 없어요." 벨기에의 무슬림 소년 아메드(이디르 벤 아디)는 자신을 어릴 적부터 가르친 이네스 선생님(미리암 아케듀)의 악수를 거부한다. 극단주의적 성향을 가진 이맘(오스만 모먼)의 가르침에 영향을 받은 탓이다. 게임이 주요 관심사였던 평범한 소년 아메드의 일상은 그렇게 어느 순간부터 틀어지기 시작한다. 여성과 다른 인종을 적으로 돌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유대인 남자친구를 둔 이네스가 신성을 모독한다고 생각해 암살을 계획한다.

다르덴 형제의 '소년 아메드'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13세 소년 아메드의 행보를 쫓는다. 줄곧 유럽 백인 노동자 계층의 문제에 주목해온 다르덴 형제의 작품은 유럽사회의 계층적, 윤리적, 정치적 문제를 다룬 수작으로 꾸준히 회자돼왔다. 특히 자국에서 일어나는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나아가 인간에 대한 탐구로 이야기를 발전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소년 아메드'는 이런 기존의 화법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른 혈통과 정체성을 가진 커뮤니티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다.

암살을 시도한 아메드는 체포돼 소년원에 수감된다. 하지만 소년원에 들어가서도 호시탐탐 선생님을 해칠 계획을 세운다. 다른 생각과 신념을 가진 이들을 배타적으로 대하는 게 곧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길이라 믿는 사춘기 소년의 행보는 마지막 순간까지 종잡을 수 없다. 그 과정에서 감독의 절제된 연출방식은 물론 기존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공간의 변주와 장면의 빠른 전환이 유려하게 포착된다. 특히 인상적인 건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아메드의 얼굴이다. 신체의 움직임을 통해 자신의 심리 상태를 표출한 그는 무표정과 안경으로 세상과의 경계를 만들고, 그 경계 안에서 스스로의 고립을 반복한다.

종교적 맹신이 한 사회의 구성원을 어떻게 소년에서 테러리스트로 쉽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이 이야기는 묵직하다. 다르덴 형제는 이번에도 모든 영화적 장식과 기교 대신 당사자들이 겪는 마음의 변화에 집중한다. 잘못된 신념에 사로잡히지만 아직 변화의 가능성을 갖고 있는 10대 소년이 자신의 삶을 되찾을 수 있는지에 주목한다. 그건 다르덴 형제가 천착해온 인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다.

단순한 설정을 밀도 있는 연출력과 이야기로 채워갈 때 형성되는 다르덴 형제 특유의 서스펜스는 여전하다. 다른 장식적인 요소들을 일절 배제한 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메드의 뒤를 응시하듯 따라가는 카메라 워킹 역시 현장감과 사실감을 느낄 만큼 자연스럽다. 제72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장르:드라마 등급:12세 이상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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