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문예회관장 돌연 사직서 제출…'시의원과의 갈등이 결정적 원인' 추측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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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03 16:52  |  수정 2020-08-03 17:06  |  발행일 2020-08-04 제9면
하반기 각종 공연·전시 행사 차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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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문화예술회관 전경. 지역 문화예술회관 가운데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지난해부터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구미시 제공

경북 구미문화예술회관과 관련된 문제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여상법 문화예술회관장이 돌연 사직서를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구미시에 따르면 여 관장은 최근 시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현재 퇴직 절차가 진행 중이며, 2~3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표면적인 사유는 '일신상의 문제'로 알려졌지만, 이선우 구미시의원과의 갈등이 결정적인 원인일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여 관장은 지난달 시립무용단 안무자의 징계를 요구하는 이 시의원과 언성을 높이며 심하게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 이 시의원의 시립무용단원 채용 심사 참관을 놓고 갈등을 겪는 등 여러 차례 마찰을 빚었다.


시는 지난 1월 대구문화예술회관 학예연구사 출신인 여 관장을 개방형 직위 공모제를 통해 채용했다. 공무원이 아닌 외부 전문가를 채용해 시민들의 문화복지수준을 높이기 위한 복안이었다. 하지만 문화예술계 수장인 여 관장이 임용된 지 7개월 만에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지역 문화예술계는 큰 혼란에 빠졌다.


당장 올 하반기 계획된 각종 공연·전시 행사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특히 문화예술회관 수장의 공백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내년도 행사 추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강모(45·구미 상모동)씨는 "최근 구미문화예술회관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은 시민에게 힘을 주는 공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예술회관장이 사퇴하면 행사 추진력을 잃게 될 것이고 결국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각종 논란을 뒤로하고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현재 구미문화예술회관은 작품저작권·명예훼손과 관련된 민·형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또 문화예술회관이 시립합창단 지휘자에게만 교통비 명목으로 매달 5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특혜 논란도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송과 관련해 시립무용단 구성원끼리 갈등도 악화상태다.


더 큰 문제는 구미문화예술계를 바라보는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이다. 지난 2016년 9월 방송국 PD를 지낸 A씨도 개방형 공모를 통해 문화예술회관장으로 채용됐지만 모 시의원과 갈등을 겪으면서 중도 사퇴한 바 있다. 구미 예술계 관계자는 "구미지역 예술계에 문제가 많다고 인식되면 차기 문화예술회관장 공모에 역량있는 사람이 지원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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