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서의 예술공유] 대구를 예술 창작의 중심 도시로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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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05   |  발행일 2020-08-05 제26면   |  수정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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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획자

대구가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자리매김한 이유 중 하나는 1974년부터 1979년까지 총 5회에 걸쳐 진행된 대구 현대미술제의 영향이 크다. 당시 현대미술을 위한 전시 공간이 전무해 계명대 전시실과 낙동강변의 모래사장에서 진행되었다. 지금은 거장이 된 젊은 전위적인 예술가들을 통해 행위 예술과 비디오 아트 등 실험적인 형식의 작업을 선보였다. 비단, 현대미술뿐만 아니라 리얼리즘 계열의 구상 미술과 추상 회화에서도 중요한 작가들을 배출한 지역이 바로 대구다. 또한 6개의 미술대학이 있는 예술 교육 도시이며 어느 지역보다 많은 화랑들과 소장가가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미술사적으로나 인적으로 다양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 한국사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 서울과 지방 간의 문화적 격차가 커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문화 예술 관련 인프라가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젊은 세대의 문화적 이동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이는 지역의 청년들이 수도권에 비해 문화 예술과 관련해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홍보를 위해 전통·문화·예술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대구시 또한 문화예술 도시를 표방하고 나름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지역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2001년 필자가 미술 공부를 위해 프랑스 파리로 떠날 당시 대구에는 문화예술회관이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유일했지만, 2014년 필자가 귀국하기까지 대구미술관, 예술발전소, 가창 창작스튜디오, 수창청춘맨숀이 문을 열었으며 구청에 소속된 아트센터들이 생겨났고 간송미술관도 생긴다고 한다. 외적인 성장과 함께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

많은 예술대학이 있는 대구는 예술 창작의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대구현대미술제를 비롯한 대구미술의 역사에 대한 체계적인 아카이브 작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전시를 통해 시민들은 예술 도시 대구의 역사에 대한 이해와 함께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자부심과 애정 어린 시선이 젊은 창작자들에게 향하고 서로 공유할 때 대구는 진정한 문화 예술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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