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씁쓸한 '상화시인상' 논란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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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05   |  발행일 2020-08-05 제22면   |  수정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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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실 〈문화부기자〉

'상(賞)'이 넘치는 세상이다.

예술계를 비롯해 세상에는 각종 '상'이 넘쳐난다.

그만큼 '상'을 둘러싼 공정성 시비도 많고, 여러 분야에서 '상'의 불공정성 논란이 자주 일어난다. 예전에 대구 한 기관의 수상자 선정방식을 보고 "무슨 저 따위로 선정되는 상이 있느냐"며 후배 기자와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그러나 수상자 선정방식 같은 부분은 심증이 100%라도 객관적인 증명을 하기 힘들다는 것이 문제다. 언젠가 각종 분야 '상'들의 부조리를 뽑아버리고 싶은 것이 기자의 소망이었다. 그게 표창이든, 문학상이든, 기자상이든.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상'에 세상은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권위도 공정성도 제각각인 저 '상'들이 사람들의 대학 입시나 취업, 이직, 선거 등에서 '몸값 높이기'에 끊임없이 활용돼 왔고, 예술가의 명성을 결정지어 왔다고 생각하면 섬뜩하기까지 하다. 대체 그게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이라고.

기자가 문학담당을 하고 있다 보니 '문학상' 논란을 심심찮게 마주하게 된다. 최근엔 유독 일제강점기에 활약한 문인의 이름을 딴 문학상 논란이 잇따랐다.

대표적인 게 '상화시인상'과 관련한 논란이다.

올해 이 상의 수상자 선정 과정을 두고 지역 문학계에서 각종 의혹을 제기(영남일보 7월1일자 21면 보도)했고,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고 얼마 안 돼 대구시는 상을 주관하는 이상화기념사업회에 선정 방식을 보완하라는 주의성 공문을 내렸다. '상화시인상' 상금(2천만원)을 대구시에서 지원하기 때문이다.

기념사업회에서는 논란이 불거지자 규정 개선 등의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면서도 각종 반박을 함께하고 있는데, 수상자 선정 문제를 두고 이처럼 논란이 계속된 이유를 사업회 관계자들은 자문해보길 바란다.

이번 논란을 보면서 스물셋 나이에 받은 첫 문학상 외엔 모든 문학상을 거부했고, 문단의 '패거리 문화'를 평생 경멸해온 한 외국의 작가가 떠오른다. 그의 결기가 그립다. '문학상' 잡음이 괜히 이상화 시인의 이름에 누를 끼치게 된 것 같아 씁쓸하다.

노진실 〈문화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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