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단상] Again 행정수도 이전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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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08   |  발행일 2020-08-08 제23면   |  수정 2020-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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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옥 계명대 공공인재학부 정치외교학전공 교수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다시 한국사회 한복판에 들어왔다. 이는 1971년 대선 때 김대중 신민당 후보가 주장하고, 1977년 박정희 대통령이 연두순시에서 제시한 것이다. 뜨겁게 달아오른 것은 2002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면서였다. 이듬해 노 대통령이 집권한 뒤 본격적으로 추진하자 모든 문제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었다. 급기야 '천도(遷都)론'으로 비화되었고, 2004년 헌법재판소는 '관습헌법론'을 기반으로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 조치법'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려 논란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최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행정수도 이전 완성을 주장하면서 다시 정치권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여당은 행정수도 이전을 위해 당내에 '행정수도완성추진단'을 구성했다. 명분은 2004년 노무현정부가 내세웠던 국토균형발전이다. 민주당은 행정수도 이전이 완성되지 않는 한 서울에 모든 것이 집중되고, 지방은 공동화되는 불균형발전 현상을 막을 수 없다고 본다. 이런 맥락에서 핵심은 세종시를 균형발전의 컨트롤타워로 만들고 전국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지역다극체제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서울은 강점을 살려 뉴욕과 같은 글로벌경제수도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런 구상을 매우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겉으로는 신중한 모습이다. 환영할 것으로 추측은 되지만 헌법재판소 위헌 판결을 감안해 여야 합의를 강조하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청와대가 주체가 되어 추진할 경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고, 현실적으로도 국민투표 또는 개헌을 통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결정권은 국회에 있다는 것이 신중 모드의 배경인 듯하다.

미래통합당은 복잡하다. 정진석 등 충청권 의원들은 찬성 입장이지만 당 지도부는 여권이 어려운 정치적 상황을 돌파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특히 통합당 지도부는 민주당이 부동산정책 실패를 덮으려는 의도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세종시 국회분원 설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민주당의 국회특위 구성 제안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보이며 위헌상황 해결을 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 문제가 2022년 대선에서 발휘할 폭발력을 감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론도 이 문제의 복합성을 보여준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기관마다 우위가 뒤바뀔 정도로 찬반여론이 비슷하다.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라기보다는 선호하는 정치세력의 입장과 동조화되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16년 전 나라가 두 쪽 날 듯 몸살을 앓았던 문제가 왜 지금 다시 부각되고 있느냐다. 헌재가 위헌결정까지 내린 사안을 왜 절반 수준의 국민이 찬성하느냐다. 이는 모든 것이 서울로 통하는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악화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KTX로 대표되는 교통의 발달은 서울의 구심력을 더 강화시켰다. 상대적으로 지방의 공동화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문제는 행정수도 이전이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목표달성에 부합하는 효과를 낼 것인가, 우리사회가 여기서 발생할 갈등을 소화해 낼 수 있을 것인가다.

우리는 울산 울주 신고리원전 5·6호기 공사재개 여부에 대해 국가차원에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결정을 내린 숙의민주주의 경험이 있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도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주권자인 국민이 지혜를 모으고 스스로 결정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국민적 수용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김관옥 계명대 공공인재학부 정치외교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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