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회가 바이러스에 테러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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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18   |  발행일 2020-08-18 제27면   |  수정 2020-08-18

대구경북에서도 서울 사랑제일교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7일 현재 3명 발생했다. 이 교회 교인 또는 방문자로 대구시에 통보된 사람만 33명이다. 대구의 경우 '지역발생 제로(0)' 행진도 44일 만에 끝났다. 이날 전국의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197명 늘었다. 나흘 연속 세 자릿수다. 뚜렷한 특징은 교회발 집단감염의 확산이다. 중대 고비이며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다.

책임을 전적으로 교회에만 돌리는 것은 물론 부당하다. 모두가 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지 못한 탓이 크다. 그러나 사랑제일교회 관련 전국 확진자가 16일 하루에 116명 발생했다. 총 315명이다. 곧 '신천지'에 이어 두 번째 집단감염 사례가 될 것 같다.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에도 확진자가 나왔다. 교회는 "왜 교회만 비난하나"며 항변해 왔다. 그러나 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교회의 방역 대처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른 종교단체도 모임은 다 한다. 왜 교회에서만 문제가 터지는 걸까.

대부분 교회는 방역 지침을 잘 지킨다. 일부 교회는 정부의 방역 방침에 '반감(反感)'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 전쟁 중에도 예배를 쉰 적 없는 신앙의 전통을 자랑으로 여기는 것은 좋다. 그래서 '코로나 오더라도 하나님이 우릴 지켜 주실 것'이라 진정 믿는 건가. 신천지가 그랬다. '전염병이 왔을 때 피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마틴 루터)이다.

전체 교회는 아니지만 일부 보수 교단 소속 교회는 '문재인정부 퇴장' 장외집회를 주도한다. 가장 래디컬한 '반 문재인' 세력이다. 교회가 종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정치에 오염되는 것도 문제지만, 정치적 견해로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참된 신앙인의 자세가 아니다. 정치는 영안(靈眼)을 멀게 하기에 충분한 악마성을 감추고 있다.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는 것'만 중하고 '내 형제 자매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팽개쳐도 될 계명인가. "(교회가) 바이러스에 테러를 당했다"는 말은 믿음인가 요설(妖說)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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