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도애희씨 "형제 네명 모두 우등생으로 만들어 준 그 책들 엄마, 원망 대신 이젠 아부지께 감사해야겠제"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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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20 08:06  |  수정 2020-08-20 08:12  |  발행일 2020-08-20 제21면
[제11회 달서책사랑 전국주부수필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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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애희씨

인공 무릎 관절 수술을 받은 친정엄마 병원에서 수상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수술 통증으로 일그러졌던 엄마의 얼굴이 활짝 밝아졌습니다. 한참 동안 산동네 책 이야기를 했습니다.

"너그 아부지 육십평생 제일 잘한 일이 바로 그 책 사온 기다. 내 그 책값 갚느라 몇 년 고생했데이. 그래도 전과 한권 안 사줘도 자식들 네 명 모두 우등생으로 만들어 준 고마운 책들인기라."

엄마가 40년 동안 내가 잘못 알고 있던 사실 하나를 알려줍니다.

"그때 알고 보이, 진짜로 책값 수수료 챙겨간 사람이 바로 너그 아부지더라. 친구랑 짜고 우리 집에 책 넘기고 책값 나누어 썼다 카더라."

"뭐라고, 진짜가? 와, 아부지답다. 이제 아버지 원망할 힘도 없다. 그래도 그 책 덕분에 지금까지 잘살았고 오늘은 대상 받았으니 아부지께 감사해야겠제."

엄마와 마주보며 한참을 웃었습니다.

기쁨을 함께하고 싶은 얼굴을 떠올려봅니다. 먼저 책과 인연을 맺어준 아버지 얼굴이 떠오릅니다. 가족들 얼굴, 공부방 아이들 얼굴, '화요수필' 문우들 얼굴이 떠오릅니다. '조개를 많이 잡는 사람이 예쁜 조개껍데기를 갖는 법'이라며 많이 읽고 많이 쓰라고 격려해주신 '정영웅' 선생님 말씀이 떠오릅니다. 기쁨을 함께 나눌 사람들이 많아서 참 행복합니다.

좋은 글을 쓸 기회를 만들어 주신 달서구청과 영남일보에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신 심사위원님 감사합니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쓰면서 부족함을 메워가겠습니다. 앞으로 이웃과 함께 책 나눔을 실천하는 '책사랑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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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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