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화문 집회발(發)' 코로나19 확산, 대구는 어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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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21   |  발행일 2020-08-21 제23면   |  수정 2020-08-21

지난 8·15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서 터진 코로나19 감염이 수도권을 강타하고 확산일로에 있다. 가을철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1차 대유행 대처 당시 초반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슬기롭게 대응했던 대구시의 발빠른 행보가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8일부터 여름휴가를 반납했고, 간부들도 전원 돌아와서 비상근무체계에 돌입했다. 우선 중증환자 치료시설인 음압병동과 경증환자 수용시설인 생활치료센터 점검에 나섰다. K방역의 주역은 대구였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구의 방역시스템이 또 한 번 빛을 발할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지난 2월 중순, 대구 31번 확진자에서 비롯된 신천지발(發) 코로나 창궐을 감당하지 못해 수도권에 도움을 청했지만 문전박대당했다. 창궐초기 대구 시내 모 구청 보건소장은 방역에 사흘 동참했다가 휴가를 다녀온 뒤 곧바로 사표를 냈다. 의사출신 보건소장 대신 행정직 출신의 국장이 보건소장 대행을 맡아 방역을 지휘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안타깝게도 부작용이 없고 효과가 검증된 코로나 치료약이나 백신 개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러기에 시민 모두 거리두기, 손씻기, 마스크 착용을 포함한 개인 방역수칙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에 감염됐다 완치판정을 받았지만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박현 부산대 겸임교수의 투병기가 코로나의 무서움을 알리고 있다. 독감 정도로 여기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현 상황에선 코로나에 안 걸리는 게 상책(上策)이다. 광화문 집회 참석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검체조사에서 지역확진자는 수도권과는 달리,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코로나 1차 대유행 때의 쓰라린 경험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대구시가 숨어있는 광화문 집회참가자들을 찾아내 검체검사를 통해 전파를 차단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동시에 자영업자를 비롯한 영세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우려해 당초 약속했던 2차 재난지원금을 오는 8월 말부터 앞당겨 지급하기로 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다. ‘물찬 제비’처럼 기민한 대구시의 코로나 대응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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