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세계 시민 역량 기르기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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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31 07:43  |  수정 2020-08-31 07:44  |  발행일 2020-08-31 제15면
"어른 편견 비판없이 수용…인종·외모 차별발언 삼가야"

세계시민역량
초등학생들이 수업 중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촌의 모습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정보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국가 간 상호연결성이 증대되고 정치·사회·문화 등 전 영역에서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세계 시민으로 훌륭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봤다.

Q. 세계시민교육, 왜 필요한가요.

A: 지금 우리는 정보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인해 국가 간 상호연결성이 증대되고, 정치·사회·문화 등 전 영역에서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환경오염, 빈곤, 전염병과 같이 전 지구적 차원에서 국가 간 협력을 통해 함께 해결해야 하는 새로운 국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입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알 수 있듯 한 나라의 문제는 국가를 넘어선 전 지구적 문제가 될 수 있지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신자유주의 경제로 인한 양극화의 심화, 각 나라 간의 불평등, 세계의 각종 분쟁,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연대와 협력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문제에 대해 인식하게 하고,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지요.

다른 나라 아이들 생활환경 알려주고
차이와 다양성 깨닫도록 하는 게 중요
권리·의무 바탕 인류애 함양시켜줘야

Q. 세계시민교육은 무엇인가요.

A: UNESCO는 세계시민교육을 보다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관용적이고, 포용적이고,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해 지식·기능·가치·태도를 개발하는 교육패러다임이라 정의합니다. 즉 세계화, 평화, 인권, 문화 다양성, 지속 가능한 발전, 미디어 리터러시, 성 평등 등의 다양한 주제를 통해 서로의 상생을 위한 지식·기능·가치·태도를 배워나가자는 것이지요. 세계시민교육의 핵심은 세계시민성(Global Citizenship)을 길러주자는 것입니다. Citizenship에서 ship은 의무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보다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관용적이고, 포용적이고,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권리'를 가지기 위해서는 이러한 세상에 살기 위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Q.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세계시민교육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그것은 바로 '우리 옆을 소중히 하기'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인종, 공부, 재산, 외모 등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형태에서 선입견을 갖고 때때로 불합리하게 행동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연구결과를 보면 어른들의 편견을 따르거나 미디어의 영향을 비판 없이 수용한 결과가 있었습니다. 바로 무지가 편견의 원인이 되는 것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모님들이 학생들에게 편견을 심어줄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부모님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으니까요. 자기 바로 옆의 사람을 편견 없이 소중히 하는 것이 인류애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나의 행동이 다른 나라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입니다. 예를 들어 휴대폰이 멀쩡한데 최신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 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면 어떨까요? 스마트폰에 꼭 들어가야 하는 '콜탄'이라는 원료가 있습니다. 이 재료는 아프리카 콩고공화국에 많이 매장되어 있습니다. 이 광물을 차지해 돈을 벌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콜탄 광산에서는 어른뿐 아니라 어린이들이 안전 설비도 갖추지 못한 채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콜탄이 매장되어 있는 숲을 무분별하게 파헤친 인간의 탐욕 때문에 콩고 고릴라의 77%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단순히 휴대폰을 그냥 쓰라고 하는 것보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눈다면 나의 행동이 누군가의 삶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상호연관성·상호의존성이 길러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세상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의무를 다할 때 온다는 것을 일깨워 주어야 합니다. 머리로는 사람들 간의 상호연계성, 상호의존성에 대한 지식, 이해, 비판적 사고를 습득하고 가슴으로는 차이와 다양성에 대한 존중, 연대 및 공감, 가치와 책임을 공유하는 인류애를 함양하여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도움말=박경만 대구경동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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