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걱정이 두려움이 되지 않으려면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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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31 07:47  |  수정 2020-08-31 08:09  |  발행일 2020-08-31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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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

1학기는 네 번의 개학연기, 온라인 개학, 전면 원격수업, 반반 등교원격수업이 진행됐다. 여름방학 후 2학기는 나흘간 전면등교, 이틀간 반반 등교원격수업, 3부제 등교원격수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예상할 수 없는 수업방식은 언제나 끝이 날까? 이렇게 방식이 바뀔 때마다 학교는 일대 혼란이다. 저학년 학부모들의 혼란은 몇 배일 것이다. 학부모인 교사들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다 원격수업 또한 실시간 쌍방향수업, 교사들이 직접 제작한 원격수업, 콘텐츠활용 원격수업, EBS활용 원격수업까지 다양하다. 현재의 우려는 원격수업의 장점도 있지만 원격수업 방식에 따른 격차, 가정 형편에 따른 격차, 원격학습에 임하는 학생의 집중력에 따른 격차까지 학력격차가 나타나서 걱정이다. 무엇보다 몸으로 체험하고 협력하며 배워야 할 학습이 불가능하니 더 걱정이다.

현재 고3 학생들만 전면등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방역보다 입시가 더 중요하니 어쩔 수 없지만 왠지 씁쓸하다. 교육적으로 보면 초등학교 1·2·3학년들이 전면등교를 해야 한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은 스스로 원격수업을 해 나갈 수 있지만 저학년들은 어렵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저학년 시기가 발달과 학습에서 결정적인 시기라는 면에서 보면 부모가 전적으로 돌보고 학습을 지원하지 않는 한 전면등교를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학급당 정원이다.

며칠 전 국회 교육위에서 이탄희 의원이 중요한 질문을 했다. '대부분의 학생이 제대로 된 등교수업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와 달리 하루도 빠짐없이 등교해 대면수업을 받은 학생들이 있습니다. 서울·경기 지역의 과학고 학생들입니다. 이 학교들의 한 반 학생 수 평균은 15명 남짓. 학생 간 적정거리 확보가 가능합니다. 때문에 매일 같이 학교에 가서 선생님을 직접 만나 수업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죠. 반면 수도권 신도시의 일반 중·고등학교는 한 반에 30명이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로나 이후 학생 간 교육 격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학급 당 학생 수를 줄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입니다.'

정말 고마운 발언이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알 길이 없다. 만약 빌 게이츠의 예상대로 코로나19가 내년 말까지 간다면, 당장 저학년만이라도 시급하게 학급당 정원을 줄이는 획기적인 교육정책이 필요하다. 과연 교육부나 교육감들은 이런 정책을 펼칠까? 기승전 입시 논리를 벗어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보다 더 크고 근본적인 걱정은 다른 데 있다. 기후 위기를 설명하는 분들의 말처럼 우리가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을 지속하는 한 수년 안에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을 것이고, 코로나 상황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가 정말이라면 지금 우리가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준비하는 미래교육, 그린스마트교육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금의 불안한 원격수업이 끝나고 전면적인 등교수업으로 전환되더라도 걱정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게 한낱 환경교육을 강조하는 말이기만 할까?

나는 몇 년간 환경교육을 하면서도 민주시민교육을 강조하고 더 힘을 쏟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 둘을 합친 생태시민교육으로 질적 전환을 대대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구교육감부터 시도교육감들과 함께 선언한 '학교환경교육비상선언'을 구체적으로 당장 실천해야 한다. 교육운동, 노동운동, 시민운동, 또 무슨 운동이든 기후 위기를 막아내는 데 힘이 모여야 한다. 이 길에 종교가 먼저 나서야 한다. 전광훈 유(類)처럼 사랑과 평화의 복음을 전하라고 했더니 기껏 바이러스나 퍼뜨리고 있다. 어제 다시 대구에 퍼진 교회발 대규모 확산은 어쩌란 말인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요청처럼 "사람들이 먼저 덜 탐욕적이고 더 평온하며, 덜 걱정하고 더 존중하며, 더 형제적인 또 다른 삶의 양식을 선택하도록 독려"하는데 나서야 한다.
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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