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국왕 기로소 입소 기념하는 건축물...의성 고운사 연수전, 보물 지정.

  •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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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31 10:03  |  수정 2020-08-31 13:07  |  발행일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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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2078호로 승격 지정된 의성 고운사 연수전 전경. (의성군 제공)

조선시대 국왕의 기로소 입소를 기념하는 건축물로써 원형을 유지하는 유일한 사례로 평가받는 '의성 고운사 연수전(이하 연수전)'이 보물로 지정됐다.

 


의성군은 고운사 연수전이 보물 제2078호로 지정 고시(문화재청 고시 제2020-80호)됐다고 31일 밝혔다.


그동안 경북도 유형문화 제470호로 지정 관리 중이었던 연수전은 지난 6월18일 제6차 건축문화재분과위원회의에서 보물 승격이 가결된 이후, 한 달간의 지정예고기간과 문화재청심의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보물로 지정됐다.


보물로 승격 지정된 연수전은 고종의 기로소 입소(1902년)를 기념해 2년 뒤인 1904년 건립한 원당(願堂 ·소원을 빌기 위해 세운 집)으로,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유서 깊은 사찰인 고운사(의성군 단촌면)의 경내 중심과 인접한 공간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지만, 조사 과정에서 같은 사찰 내에 존재했던 조선 국왕의 기로연 입소를 기념해 건립한 영수각(숙종·1719년 건립)과 봉안각(영조·1749년 건립)의 전례를 쫓거나 모범으로 세워진 대한제국기 황실의 기념 건축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의성군 관계자는 "현재 기록이 명확하지 않은 태조를 제외한다면, 국왕인 숙종·영조·고종 등이 기로소에 입소한 세번의 사례와 연결되는 원당 건축물로써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수전은 1904년에 건립되었지만 국왕의 기로소 입소를 기념하는 건축물로써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숙종의 영수각(1719년 건립) 형태를 잘 반영함과 동시에 영조의 봉안각 선례를 따른 것으로서, 조선후기 황실과 불교의 관계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전체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황실 건축의 격에 어울리는 격식과 기법·장식 등을 가긴 수준 높은 건축물로써, 그 기능과 건축 형식의 면에서 다른 예를 찾아보기 힘든 귀중한 사례로 보고 있다.


실제 연수전 기둥머리 이상의 모든 벽면과 천장에는 용과 봉, 해와 달, 학과 일각수, 소나무와 영지, 연과 구름 등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다양한 채색 금단청과 수준 높은 벽화들로 가득하다.


특히 같은 시기에 건축된 기념 건축물이나 왕릉비각 등의 형식 등과 비교하면, 대한제국기 황실 전범에 따른 변화된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로 가치가 높다.


한편, 연수전 현판은 해사 김성근(1835~1919·조선 후기)이 썼으며, 바로 옆 건물인 고운대암의 현판도 그의 솜씨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의 연수전이 보물로 지정된 것은 고운사는 물론, 의성군에도 경사스러운 일이다"면서 "앞으로 문화재청과 고운사, 군청 등이 서로 협력해 보존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올해 개관한 최치원 문학관과 연계해 관광자원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기로소란? 조신시대 당시 70세를 넘긴 정2품 이상의 문관을 우대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경로당)다. 다만 대부분이 단명한 국왕의 경우, 예외를 두어 60세를 넘기면 기로소에 입소했다. 이를 근거로 기로소 입소한 조선시대 국왕은 태조, 숙종, 영조, 고종 등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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