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씨. 김구 선생 손자. |
대구시민이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에 나선다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또한 대구형무소 역사관을 재현한다니 더욱 반가운 일이다. 고요한 가운데 샘솟는 청량감로수 같은 소식에 너무 반갑다.
독립정신계승사업회(상임대표 우대현)에서 기획하고 대구시민의 여론을 수렴하여 지난 7월20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대구의 각계 대표 300인을 모시고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추진위원장 김능진) 발기인 대회가 있었다. 한 달 여 지난 지금 벌써 시민운동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참으로 고맙고 반가운 일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했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도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대구는 국채보상운동의 도시요, 시인이요 독립지사인 이육사와 이상화의 도시다.
서울을 비롯한 어느 지역보다 더 많은 독립유공자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대구가 독립운동의 성지임을 알리고,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을 세워 후세들 교육에 나서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 계획에 대구형무소를 복원하여 역사관으로 재현하고자 하는 계획이 있다. 대구형무소는 일제 강점기 일제가 호남, 충청, 경상도 등 전국 각지의 독립 운동가를 가두고 고문함으로써 순국 독립운동가가 가장 많은 곳이다. 통계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형무소보다 순국 독립유공자가 더 많다. (서대문형무소 175명, 대구형무소 176명). 그러나 대구형무소는 그 흔적이 사라졌다. 역사의 현장이 사라진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한다. "역사를 잊은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
대구형무소 자리에 지금은 삼덕교회 건물이 있다. 다행인 것은 대구형무소 사형장이었던 터에 한 평 남짓 벽돌을 쌓아 이곳이 대구형무소 사형장 터임을 알리고 벽을 세워 순국한 독립 운동가를 기려 "내가 죽어 다른 이를 살리는 십자가 정신"이라고 기록해 놓았다. 그나마 고마운 일이다.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와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는 이 한 줌의 벽으로 대구형무소를 재현하고자 한다. 그렇다. 통한의 역사를 묻어둘 수 없는 것이다. 대구형무소 역사관을 세워 후세들의 정신교육장으로 재탄생 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의로운 선조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어떻게 갇히고, 고문당하고, 자결하고, 순국한 이야기를 후세인 우리가 살려 내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만약 계획대로 대구형무소가 역사관으로 재현된다면 삼남의 무수한 애국 열사를 모시고 위령의 향을 피워야 할 것이다. 위령의 향이 피어올라 후손들의 가슴을 적시고 독립 운동가들의 청청한 정신이 후손의 후손의 후손에게 새겨질 때까지 우리는 향을 사르리라.
참으로 갸륵한 일이로다. '내가 죽어 다른 이를 살리는' 그들의 애국애족 정신이 대구형무소 역사관에 가득한 날이 기다려진다.
김진<김구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 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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