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생계 필수품 '포터 전기트럭', 자영업자 불만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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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03   |  발행일 2020-09-03 제27면   |  수정 2020-09-03

현대자동차 포터2 일렉트릭(이하 포터 전기트럭)을 구입한 대구지역 소상공인들이 실제주행거리가 공식주행거리보다 짧은 데다 하중 지지부위가 턱없이 약하다며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순수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브랜드 순위에서 각각 5위에 처음으로 올랐으며, 포터 전기트럭이 EV에서 전년도 8위에서 5위로 오른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발표했다. 도대체 누구 말이 옳은 건가.

우선 주행거리가 문제다. 포터 전기트럭의 경우 완충을 하면 주행거리가 211㎞이지만 실제 운행거리는 150㎞ 남짓이다. 대구에서 경북도내로의 왕복거리가 대부분 100㎞ 이상이어서 운행하기가 불안하다는 것이다. 냉난방할 경우 주행거리는 더욱 줄어든다. 완속충전기 사용시 충전시간이 무려 9시간30분이어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포터 전기트럭 적재함 하단에 장착된 전기차 배터리는 지면과 불과 30㎝ 간격을 두고 설계됐다. 이 때문에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 울렁거림이 심한 데다 지면에 닿을 경우 배터리 폭발위험이 있다. 심지어 적재중량을 지탱하는 겹판 스프링의 경우 경유 포터 1t 차량에는 5개인 반면, 포터 전기트럭은 3개여서 하중을 견디기 힘들다고 한다. 포터 전기트럭 구매자들은 겹판 스프링을 보강하려고 해도 규격에 맞는 겹판 스프링조차 구할 수 없는 상태다.

경유 포터 트럭이 환경오염으로 인해 전기차로 재탄생했지만 수준 이하의 전기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에 결함이 있다는 방증이다. 포터는 ‘짐꾼’이라는 의미로,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그야말로 막 굴리는 트럭이었다. "정확하게 1t의 화물만 적재하면 포터 전기트럭 성능에는 문제가 없다"는 현대차의 옹색한 해명은 포터 전기트럭 구매자들의 염장을 지르고도 남는다. 적재할 때마다 일일이 화물의 무게를 저울에 달아서 확인하란 소린가. 어느 정도의 허용치를 두는 게 차량 설계의 기본이 아닌가. 현대차는 지금이라도 하자 부분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고도 어찌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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