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진통제의 선택 기준은?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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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08 07:50  |  수정 2020-09-08 07:55  |  발행일 2020-09-08 제17면
카페인 함량 높은 진통제 많아
복용 가능 나이 확인 후 섭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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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

일반적으로 나이·성별 혹은 개인의 약물에 대한 지식 정도와 상관없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의약품의 종류는 뭘까. 아마 많은 사람이 '진통제'라는 답변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정마다 한두 종류 정도는 빠지지 않고 구비되어 있는 상비약의 일종이며 크고 작은 다양한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제를 사용하고 있다.

통증이란 인체의 방어반응의 하나로 실질적으로나 잠재적으로 신체 조직에 손상이 있거나 손상이 있는 것과 관련해 나타나는 불쾌한 육체적·정서적 또는 사회적 경험으로 인체의 통증 수용체를 자극해 아픈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즉, 생체는 통증을 느낌으로서 많은 위험을 회피할 수 있게 된다.

신체 내외부 다양한 곳에서 느끼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진통제는 그 작용 지점에 따라 마약성 진통제와 비마약성 진통제로 분류되며, 마약성 진통제는 중추신경계의 아편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로 일반적인 통증에는 사용하지 않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한다. 비마약성 진통제는 대부분 해열효과와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효과가 있어 해열진통제·소염진통제라 불리며 전문의약품뿐만 아니라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도 아주 많은 종류가 있다.

아무리 건강을 자신하더라도 가끔씩은 사용하게 되는 진통제를 선택할 때 몇 가지의 기준을 지킨다면 보다 안전한 의약품 사용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먼저, 나이다. 최근 사용빈도가 감소했지만 해열진통제의 대표격으로 오랫동안 사용해온 '아스피린'의 경우 만 15세 미만은 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전 연령대에 걸쳐 가장 많이 복용하고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진통제는 일반제형이 아닌 '서방형'의 경우 만 12세 미만은 사용 금지다.

또 광고를 통해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는 복합성분의 진통제 중에는 만 15세 미만은 복용 금지이고 카페인이 높은 함량으로 함유돼 있는 제품들이 많으므로 복용 시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먹는 경구용 약보다 부주의하기 쉬운 외용제의 경우도 만 30개월, 만 14세, 만 15세 미만일 경우 사용 금지인 성분이 있어 어린 자녀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특히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

두 번째, 해열진통제인지 소염진통제인지의 구분을 통해 질병의 상태에 맞게 사용하고 약물에 대한 과민반응(allergy)이 있는 경우 반드시 이를 알려야 한다. 또 빠른 효과를 기대할 때와 보다 오랜 시간 효과가 지속되기를 원할 때 선택 약품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른 고려다.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진통제류의 큰 단점인 위장장애가 적으므로 위가 나쁜 경우 우선 선택할 수 있고, 임산부의 경우도 비교적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지만 1일 권장량 이상을 복용하면 심각한 간 손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평소 술을 많이 마시거나 간 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 이미 다른 의약품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 굉장히 주의해야 한다.

올해 초 넷플릭스(NETFLIX)에서 미국의 한 다큐멘터리 '죽음의 진통제'를 방영했다. 어느 날 갑자기 아들의 죽음을 직면하게 된 약사인 아버지가 아들의 죽음의 원인을 찾아가던 중 합법적으로 처방된 마약성 진통제가 그 원인이었음을 알고 거대 제약회사와 미국의 모순적인 의료체계와 싸워가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와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일상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의약품 중의 하나인 진통제가 건강상의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기억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건강한 의약품 사용 습관이 자리 잡기를 바란다.

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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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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