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에 각하 손잡은 역사적 그순간 잊을수 없다"

  • 입력 2020-09-11 07:51  |  수정 2020-09-11 07:51  |  발행일 2020-09-11 제11면
우드워드 신간 '격노'에 두 사람 주고받은 친서 내용 공개
트럼프, 판문점 회동 사진보내며 "훌륭한 추억이자 우정"
김정은 "한미군사훈련 기분상해"불편한 심정 노골적 표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그간 주고받은 친서에서 "특별한 우정"이나 "마법의 힘" "영광의 순간" 등의 표현을 써가며 친밀감을 표현했다고 CNN방송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한 불편한 심정도 친서에 노골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5일 신간 '격노'를 펴내는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가 집필 과정에서 확보한 27통의 친서와 관련해 CNN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친서에는 우호적 관계를 강조하며 두 정상이 교감하는 내용이 담겼다.

친서 내용은 우드워드가 사본을 입수한 게 아니라 친서를 보고 그 내용을 구술해 녹음한 것으로, CNN은 이중 2통의 녹취록은 자신들이 입수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후 그해 성탄절인 12월25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각하'(Your Excellency)라는 존칭을 썼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전 세계가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가운데 아름답고 성스러운 장소에서 각하의 손을 굳게 잡은 그 역사적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그날의 영광을 다시 체험하길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또 "나 자신과 각하 사이의 또 다른 회담"은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해 12월28일 보낸 답신에서 "당신처럼 나도 우리 두 나라 사이에 큰 성과가 있을 것이며 그것을 할 수 있는 두 지도자는 당신과 나뿐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2019년 2월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 이어 그해 6월 보낸 친서에서는 "103일 전 하노이에서 나눈 매 순간순간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 영광의 순간"이라며 "우리 사이의 깊고 특별한 우정이 마법의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트위터로 남북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나자고 제안하기 직전인 2019년 6월 김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당신과 나는 독특한 스타일과 특별한 우정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당신과 나만이, 함께 일하면서, 우리 두 나라 간 문제를 해결하고 70년 가까운 적대관계를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6월30일 DMZ 만남 이후 김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두 사람의 사진이 실린 뉴욕타임스 1면 사본을 첨부해 보내면서 "오늘 당신과 함께한 것은 정말 놀라웠다"고 적었다. 이틀 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사진 22장을 또 보내면서 "이 사진들은 나에게 훌륭한 추억이며 당신과 내가 발전시킨 독특한 우정을 담아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로부터 한 달 뒤 답신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언급하며 "분명히 기분이 상했고 이 감정을 당신에게 숨기고 싶지 않다"면서 "정말 매우 불쾌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각하, 이렇게 솔직한 생각을 당신과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를 갖게 된 것을 대단히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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