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희 변호사의 청년과 커피 한잔] 언택트 음악·미술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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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18   |  발행일 2020-09-18 제38면   |  수정 2020-09-18
공연장·전시장 밖 관객과 소통…청년 예술가의 새로운 도전

#1

윤동희(가명)는 보컬이자 기타리스트다. 그리고 주변에 자신과 음악적 견해가 비슷한 지인들과 함께 그룹 사운드를 만들어서 활동을 하였다. 대중적인 음악보다는 자신들만의 음악적 독창성을 가지고자 노력을 했으며 팀원들과 다듬고 다듬어 몇 곡의 완성도 높은 자작곡도 보유할 수 있었다. 비록 그들은 큰 공연장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티켓파워를 가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소규모 공연장에서 꾸준히 연주 및 공연을 하면서 관객들과 대면 소통을 하고 자신들의 음악적 색깔을 지지해주는 팬들도 만날 수 있었다. 소위 인디밴드(Indie Band, 자신의 자본으로만 음악을 만드는 밴드를 지칭) 중 하나인 그들은 작은 공연장에서 지속적으로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자신들의 음악적 색채를 만들고 외부 행사를 통해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외부 행사는 일절 사라졌으며, 심지어 소규모 공연장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잃어버렸다.

코로나 전·후, 문화예술계 모습 변화
정부 집합금지명령…폐·휴관 잇따라
관객과 만날 수 없어 경제생활에 타격
작품소개 기회 줄며 창작활동도 위축

온라인 통한 '언택트 공연·전시' 대안
장소·관객 수 구애받지 않는 소통 場
어려움 함께 극복, 지속적 상생 바람

#2

이상희(가명)는 화가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신진미술인(신진작가)이다. 청소년시절부터 시작하여 대학교를 다니면서까지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면서 화가의 꿈을 키워나갔다. 아직은 신진작가여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부족하지만, 언젠가는 유명한 화가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인지도를 높이고 대중들과 소통이 필요했다. 그래서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며 각종 공모전에 출품을 하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관객들과의 대화장을 만들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예술적으로 표현하면서 작품을 만들었는지 전달할 기회를 가졌다. 그러면 그곳에서 관객들에게 본인의 철학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작가 본인의 철학을 공감하고 나아가 작품의 판매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 이후 관람이 불가능해지면서 공모전이 거의 사라졌고 이렇다 보니 대화장 등은 없어지면서 작품의 판매 경로가 사라져 버렸다.

코로나는 분명 우리의 모든 삶의 모습을 변경했다. 당장 인간의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하는 의·식·주마저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그 모습이 달라졌으며, 정치·경제·사회 심지어 문화까지도 곳곳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위와 같은 많은 변화 중에서 필자가 이번 화와 다음 화 두 번에 걸쳐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문화·예술계-특히 음악과 미술을 중심으로-에 관한 내용이다. 먼저 공급자 측면에 있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하고, 다음에는 수요자 측면에서 관객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한다.

필자는 사실 문화·예술계에 관해서 문외한이다. 그래서 본 칼럼을 준비하면서 실제 음악을 하고 미술을 하는 지인들을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 이전의 삶과 코로나 이후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 부분이 가장 궁금하였다.

당장 느껴지는 변화는 공연과 전시의 기회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공연과 전시는 업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코로나의 전파 확산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정부에서 집합금지명령 등으로 공연장·미술관 등이 폐관 혹은 휴관 등을 했다. 그로 인해 공연 또는 전시를 할 기회가 줄어들어 버렸다. 그러다 보니 관객과의 소통이 부족해지고 이는 곧바로 경제생활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환경에 직면해버렸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본업보다는 부업에 치중을 할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본인의 창작활동과는 거리가 멀어진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본업에 계속해서 집중을 할 수 있을지 두려움을 가지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본업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슬픈 생각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공연 및 전시의 대체 방안도 함께 강구가 되었다는 점이다. 바로 언택트(Untact) 공연과 전시다. 언택트는 접촉이란 'Contact'의 단어 앞에 부정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접두사 'Un'을 합하여 만든 단어다. 즉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러한 언택트란 단어는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더욱 주목받는 마케팅 용어이자 우리 생활 곳곳에 다방면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언택트가 문화·예술과 만나서 언택트 공연 또는 언택트 전시 등으로 발전한 것이다. 온라인의 실시간 기능을 이용하여 공연장 혹은 전시관이 아닌 곳에서 관객들과 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언택트 공연과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장소의 구애가 없고 관객의 수에도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채팅창 기능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관객들과 소통도 가능하다고 한다. 다만, 현장에서 관객들로부터 전달받는 에너지가 없다는 점이 한계지만 그래도 공연과 전시, 관객들과 소통의 장이 있다는 것만으로 다행으로 여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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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코로나의 횡포(?)로 인해 문화·예술계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고, 어쩌면 청년 예술가들은 그 변화의 악영향을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하지만 언택트라는 환경을 통해서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수요자이자 소비자인 관객의 입장에서는 청년 예술가들의 도전에 관심과 응원을 보냄으로써 함께 지속적 상생관계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조상희 법률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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