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노남옥(대구 동구의회 의원)...대구 목공예단지를 활성화하자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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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15   |  발행일 2020-09-16 제25면   |  수정 2020-09-16
노남옥
노남옥 대구동구의회 의원

한때 대구 동구의 대표적 브랜드였던 불로 목공예단지가 쇠락해가고 있다. 봉무동, 공산동, 도평동 등지에서 생산한 목공예품은 전국 생산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로나 명성으로나 전국에서 손꼽혔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수입된 저급·저가 공예품이 시장을 잠식함에 따라 입지가 좁아졌다.


동구청은 2005년 목공예단지를 살리기 위해 경일대와 산학협력 협약식을 맺었다. 2007년에는 공예테마거리 조성을 계획했다. 또 2008년에는 협소하지만 목공예전시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구청 차원에서 목공예단지 활성화가 추진되거나, 이뤄진 것이 없다. 팔공산 벚꽃 축제 때 지역 공예사업 협동조합에서 목공예 전시 및 체험부스를 운영하고, 국가지정 기능 전승자의 목공예 시범이 있었을 따름이다. 


현재 불로 목공예단지에는 지금도 70개나 되는 목공예 생산업체가 집단을 이뤄 생산에 종사하고 있다. 2개의 협동조합과 결연체 및 다른 조합을 결성해 300여종의 상품을 생산하고 있는 전국 최대 밀집 지역이다. 또 무관심 속에서도 이곳에선 무형문화재, 명장, 명인 및 각종 공예대전 최우수상 수상자들을 많이 배출했고 그 맥을 어렵게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생산시설을 제대로 갖춘 업체가 적고, 소규모 수공업 위주 제작방식이 대부분이다. 또 독자적인 판로를 개척하지 못하는 실정에다 하청이나 OEM 방식의 생산이 많으며, 업체들 간 연계가 부족해 효율성이 떨어진다. 


다른 지역은 어떨까. 필자가 탐방한 전남 고흥군에서는 휴양림이 가까이 있어 산림이 양호하다는 이유로 마복산자락 2만9천㎡면적에 목재문화체험장을 개설해 다양한 목재작품 감상은 물론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종합체험실과 한옥생활이 가능한 전통한옥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차별화되는 인프라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치단체의 노력으로 지역 특수성을 가미한 콘텐츠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보물이 바로 옆에 있음에도 안목이 부족해 보물인 줄 인식하지 못한다면 책임은 리더의 탓이다. 그런 점에서 동구도 분발해야 한다. 마침 동구의 목공예업체에서도 나름대로 사회적기업과의 협업을 탐색하고 있다. 우드볼(Woodball) 국산화도 시도하고 있으며, 목가공 전통놀이 도구를 생산하는 등 돌파구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2007년 계획했던 공예테마거리 조성계획을 재추진할 필요가 있다. 공예 문화거리 조성, 각종 이벤트 개발, 전통공예공방, 공예체험마을 등의 사업이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더 넓은 목공예 전시장 및 체험장과 공예 물류 및 공예정보 지원센터, 디자인센터 건립, 중소규모의 거점 클러스터 육성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전승공예 후진 양성을 위해 옛 해서초교 건물에 목공예 장인 및 전문가를 활용한 기술훈련 전문기관설립도 타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목공예단지를 불로고분군과 봉무공원, 불로천, 측백수림, 팔공산 등과 연계해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묶으면 금상첨화다. 목공예단지가 활력을 가지면, 지역 축제도 기획할 수 있다.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의지와 인식의 변화가 중요하다. 동구가 가진 유·무형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와 결단이 필요하다. 동구 문화와 역사산업이 일체가 돼 목공예산업의 유지와 발전을 위한 확고한 미래지향적 대비책이 필요하다.

노남옥<대구 동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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