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세상보기] 교육 격차 대책 세워야

  • 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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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16   |  발행일 2020-09-16 제12면   |  수정 20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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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 처음 발생한 이후 코로나 사태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의 확산을 막기 위해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고 이에 따라 교육부는 유치원과 초·중·고의 원격수업을 결정한 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등교 수업을 제한하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쏟아진 대구는 일찌감치 원격 수업을 시작했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어 매일 등교를 하나 싶더니 다시 재확산돼 지금은 원격과 등교 수업을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등생과 중학생 두 아들을 둔 필자는 코로나가 바꿔 놓은 일상이 난감하기만 하다. 처음 원격 수업을 시작할 땐 등교 시간에 맞춰 애들을 깨워 컴퓨터와 태블릿PC 앞에 앉혔다. 제대로 듣고 있는지 가끔 방문도 열어 보고 출근할 땐 점심을 챙겨 둔 후 수업을 꼭 마무리하라고 신신당부하며 집을 나섰다.

그러나 웬걸, 한동안 원격 수업을 충실히 따라가던 아이들도 점점 코로나가 바꿔 놓은 일상에 적응하듯 늦잠을 자기도 하고 온라인 강의만 틀어 놓은 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수업을 따라가지 못할까 불안해진 엄마의 잔소리는 자연스레 늘어나고 아들들과 부딪히는 일도 많아졌다. 동네 맘들이 모여 차라도 한 잔 할 때면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코로나 블루'가 남 얘기 같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뉴스에서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학생 간의 학습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접한다. 상위권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도 잘 따라가는 반면 스스로 공부가 힘든 중위권과 하위권은 수업의 효과를 얻지 못해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결과 상위권과 하위권의 비율이 증가해 학습 양극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고소득층 학생들은 사교육의 도움으로 비대면 수업의 공백을 채우는 반면 저소득층은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보니 소득 수준에 따른 학습 격차도 커지고 있다. 공교육이 계층 간 형평성을 맞춰 주는 역할을 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그조차도 어려워 학생들이 금수저·흙수저의 태생을 일찍부터 실감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가 올해 안에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시민들에게 마스크는 일상이 되었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익숙해지고 있다. 소상공인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정부도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 와중에 필자는 무엇보다 어른들의 관심과 보호 아래 공정한 학습 기회를 얻어 꿈을 키워나갈 학생들이 피해 입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학부모들은 동영상 링크와 숙제만 내주는 원격 수업에 대한 실망과 함께 공교육이 학생들을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불만을 터트린다. 정부와 교육부는 코로나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원격 수업의 문제를 파악해 최소한 학생들이 계층 간의 교육 격차만큼은 느끼지 않도록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영화 시민기자 ysbd418@hanmail.net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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