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이슈된 산불…트럼프 "관리부실" 바이든 "기후변화"

  • 입력 2020-09-16 07:38  |  수정 2020-09-16 07:52  |  발행일 2020-09-16 제14면
양 진영 모두 선거에 활용…책임 미루며 지지세 확보 주력
트럼프, 민주 텃밭 서부지역 겨냥 "주정부가 관리 못해" 공격
바이든 "트럼프 기후변화 부인이 원인…재선때 더 자주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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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대형 산불 '노스 복합 파이어'가 확산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뷰트카운티의 한 학교에 불에 탄 책상들이 잔해들 사이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최근 미국 서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큰 피해를 몰고 온 대형 산불이 대선 정국의 이슈로 떠올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4일(현지시각) "서부 해안을 강타한 산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 이슈가 됐다"며 양 진영이 산불에 초점을 맞춰 기회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 후보는 이번 산불의 책임을 서로 상대방에게 돌리며 대선 쟁점으로 부각하려는 모습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유세 연설 중 올여름 미국을 강타한 잇단 산불과 태풍을 지구 온난화가 가져온 "부인할 수 없고 가속화하는 살인적인 현실"이라며 "부인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 변화 위기는 과장됐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다.

바이든 후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 변화 부인이 이번 화재나 기록적인 홍수·태풍을 야기하지는 않았겠지만 그가 또다시 당선된다면 이 지옥같은 일이 더 자주, 더 치명적으로, 더 파괴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산불 같은 더 악화하는 문제들을 경시하는 "기후 방화범"으로 규정짓고, 자연 재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나 백인 경찰의 흑인 강제 진압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논란에 대한 대처방식과 비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실패를 비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산림 관리'의 문제로 몰아가고 있다. 산불 피해가 큰 미 서부의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는 모두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패한 민주당 텃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날 캘리포니아주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외국 정상과 대화했을 때 "캘리포니아보다 더 (산림이 많아) 폭발성이 있는데도 이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하며 산불의 책임이 산림 자체가 아닌 관리 주체에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흘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무가 쓰러지고 시간이 지나면 성냥처럼 건조해져 폭발하는 것이다. 나뭇잎도 그렇다"면서 "땅에 이런 마른 나뭇잎들이 있으면 화재의 연료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정부가 산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방치된 초목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여름 서부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워싱턴 등 3개 주에선 100건 이상의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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