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졸속 항체검사는 방역정책 신뢰성만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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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16   |  발행일 2020-09-16 제27면   |  수정 2020-09-16

정부의 코로나19 항체검사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이 많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10일부터 8월13일까지 전국 13개 시·도 1천44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항체검사를 시행한 결과, 단 1명에게서만 항체(항체 형성률 0.07%)가 발견됐다고 한다. 이번 조사는 20%를 넘는 숨은 감염자의 규모를 추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숨은 감염자가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과는 매우 동떨어진 검사 결과로 조사방식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발표 시점이 5일간 미뤄진 것은 내부에서조차 논란이 됐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우선 이번 조사의 표본이 너무 적다.

현재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만2천명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표본을 1천400여명으로 제한했다. 대구경북의 확진자 수가 전국 최대인데도 지난 1차 조사 때는 대구를 표본대상에서 빼버렸다. 이번 조사에선 대구의 표본을 10.1%(145명)로 한정했다. 지역별 확진환자 비율에 따른 표본추출이 아니라 단순하게 인구 규모를 비율로 표본을 추출한 것은 조사의 타당성과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이는 지난 7월 대구가톨릭대병원과 경북대 의대 공동 연구진이 병원을 찾은 198명을 검사한 결과, 15명(7.6%)이 항체를 보유했다는 발표와는 상반된다. 지난 8월 이후 수도권의 코로나 대유행 상황도 반영되지 않았다.

미국 뉴욕(24.7%), 영국 런던(17%), 중국 우한(3.2%) 등의 항체 형성 비율과도 차이가 많다. 이번 검사 결과는 면역력을 가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백신과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방역수칙이 철저히 준수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방역당국과 국민 모두 당연히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지만 신뢰도가 낮은 조사 결과를 잇따라 발표해 국민에게 지나치게 불안감을 심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가 코로나를 빙자해 국민을 필요 이상 통제함으로써 코로나 독재라는 말이 나와선 곤란하다. 이번 조사 결과를 일반화하기엔 한계가 많은 만큼 정부는 조사방식을 개선해 환자도 줄이고 경제도 살리는 보편타당한 방역대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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