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박사 문제일의 뇌 이야기] 운동으로 몸도 뇌도 지키기

  • 박종문
  • |
  • 입력 2020-09-21 07:51  |  수정 2020-09-21 07:54  |  발행일 2020-09-21 제15면

문제일
DGIST·뇌 인지과학전공 교수

얼마 전 가을 햇살이 좋아 대구 달성군 송해공원에서 트레킹을 했는데, 모처럼 산과 저수지를 모두 즐길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녁에 집에 돌아오니 몸이 개운한 것은 물론 뇌기능도 함께 좋아졌는지 그동안 막혀있던 강의준비도 수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땀을 흘리는 운동은 우리 뇌기능을 증진시켜주는 기능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간 많은 연구자가 이런 생각을 증명하는 연구를 수행했는데, 2020년 스웨덴 리호브 욘코플링 대학의 피터 브롬스트랜드(Peter Blomstrand) 교수 연구진이 이 분야에서 지난 10년간 발표된 주요 13개의 연구논문을 정리해 'Translational Sports Medicine' 잡지에 리뷰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리뷰논문은 18세에서 35세 사이의 젊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정리했고, 운동은 걷기, 달리기, 그리고 자전거 타기가 포함되었습니다. 그리고 적당한 강도로 유산소 운동을 2분에서 1시간 동안 수행한다면 최대 2시간 동안 우리 뇌의 주의력, 집중력, 학습과 기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브롬스트랜드 교수는 "단회 운동이라도 사람들을 똑똑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결론은 좀 의외입니다. 왜냐하면 건강한 몸을 위해서는 적당한 강도의 유산소운동을 적어도 30분 이상 꾸준히 지속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 역시 적어도 '일주일 150분 운동'을 권장하였는데, 이는 하루 적어도 30분 정도의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 따르면 뇌기능 향상은 불과 2분 정도의 신체운동으로도 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하니 아주 놀랍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시간이 없어 뇌기능 향상을 위한 운동을 할 수 없다는 핑계는 대기 힘들겠습니다.

현대의 젊은이들은 입시와 취업 준비 등으로 책상을 떠나지 못한 채 몸도 뇌도 운동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브롬스트랜드 교수의 연구는 "운동이 학습과 기억력을 향상시킨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우리 젊은이들은 본인들의 학업능률 향상을 위해서라도 학업 중간 잠시라도 짬을 내 적당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많은 의료전문가가 제시하는 적당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이란 '약간 숨이 차거나 힘들다고 느낄 정도 혹은 등에 땀이 촉촉이 젖는 정도'입니다.

한 시간 정도 학습 후에는 잠시 책상을 떠나 걷기나 계단오르기 혹은 줄넘기 등 간단히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에 5분만 투자하기 바랍니다. 그럼 여러분의 뇌는 최대 2시간까지 최고의 성능으로 여러분의 노력에 보상할 것입니다.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집주변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으로 몸의 건강과 뇌의 건강 모두 지키길 기원합니다. COVID-19 확산방지를 위해 외부활동에 주의하며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DGIST·뇌 인지과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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