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의 스타일 스토리] 프린지(Fringe)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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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5   |  발행일 2020-09-25 제37면   |  수정 2020-09-25
히피 전유물서 예술적 터치 '창조적 영감'으로 소비자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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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에 달려 드라마틱한 느낌을 주는 프린지.
한낮의 햇살은 여전히 따갑지만 민소매조차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던 한여름 더위가 물러갔다. 드디어 짧지만 강열한 가을이 패션을 흔드는 계절이 왔다. 2020년 F/W 패션계는 복고주의의 또 다른 얼굴인 뉴트로 감성의 변화 속에 패션은 전반적으로 안정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언택트문화의 장기화로 옷 소비가 줄면서 실용과 가치소비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으며 다양한 T.P.O(의복을 경우에 알맞게 착용하는 것. T.P.O는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따라 패션업계가 마케팅 세분화 전략에 의해 강조한 것)에 대응할 수 있는 온·오프(On & OFF·평일과 주말, 일과 휴식을 넘나들 수 있는 옷) 멀티플레이 아이템의 돌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바탕천 풀림 방지를 위해 고안됐던
가죽이나 스웨이드 끝 술·수술장식
단순장식서 독자적 디자인 환골탈태
보헤미안 커스텀에서 과장해 장식
카우보이와 웨스턴룩에도 큰 영향

흔들릴 때마다 생동감 불어넣고
치마·드레스엔 리듬감과 우아함
올가을 뉴트럴 컬러로 멋내볼까

기세등등했던 코로나와 연이은 태풍의 악재로 패션계가 그 어느 때보다 고전한 가운데 새로운 계절에 활력을 불어넣을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프린지(Fringe)가 올가을 런웨이와 스트리트를 점령할 것 같다. 1970년대 히피들의 전유물이었던 프린지는 보헤미안의 자유로움과 복고주의에서 차용한 레트로 감성의 디테일 그리고 예술적 터치의 창조적 영감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유행은 돌고 돈다'고 하지만 2020년 F/W 프린지는 과거의 프린지와 생김새부터 이미지까지 그야말로 족보가 완전히 달라졌다. 등장부터 요란했던 올해의 프린지를 가장 인상적으로 보여준 보테가 베네타 2020~2021 F/W 컬렉션은 현대여성의 강인함과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공존 속에 레트로를 바탕으로 분위기 있는 스토리를 만들며 때론 경쾌함과 드라마틱한 변화로 패션에 에지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프린지의 환골탈태'라고 할 올해 프린지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프린지가 장식으로서의 위치에서 완전히 독자적인 디자인 주체가 되었다는 점이다. 디자인에 있어서도 전체를 좌우할 만큼 프린지의 폭이 넓고 땅에 끌릴 듯한 길이의 스케일이 무엇보다 눈에 띄게 남다르다. 주로 상의나 스커트, 스카프, 케이프와 일부 실내 인테리어용품에 활용되던 프린지가 올해는 코트, 베스트, 재킷, 셔츠뿐 아니라 스커트, 드레스, 핸드백, 구두, 이어링, 벨트와 장신구 등 전 아이템에 폭넓게 응용되고 있다는 점 또한 눈에 띈다. 다양한 위치에 새로운 형태로 적용해서 신선하며 대담하고 화려한 소재의 활용으로 옷의 전체적 분위기를 주도하고 압도한다. 마지막으로 프린지의 새로운 아이템으로의 변신인데 벨트형 프린지나 랩어라운드형 프린지 디자인이 나와서 믹스 매치 스타일링이 가능해 옷을 입는 방법에 다양함을 부여하고 옷의 레이어링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처럼 올해의 프린지는 그 자체로 존재감을 상승시키며 눈에 띄는 특성으로 다소 스타일링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새로운 패션을 시도해 보고 싶거나 어떤 자리에서 주목받고 싶다면 꼭 '강추'하고 싶은 멋스러운 아이템이다.

프린지는 바탕천의 가장자리에 장식하는 술 혹은 수술장식으로 보통 천의 가장자리의 올을 빼거나 풀거나, 가죽이나 스웨이드 끝을 직접 절개해 장식한 술을 말한다. 프린지는 고대 소아시아 지역의 여러 복식에도 나타났을 정도로 그 기원이 오래되었으며 최초에는 바탕천의 가장자리 풀림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그러나 이후 프린지는 관직의 표시, 신분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는데 프린지의 길이와 사용의 정도로 착장자의 지위를 나타냈다. 당시 디자인도 매우 다양해서 경·위사로 프린지가 달린 것, 기하학적 무늬와 여러 색상으로 짠 것, 발달된 자수와 염색기술로 호화롭게 모양을 낸 것 등이 있었다. 이후 프린지가 달린 의상은 당대 주변 여러 인접국가뿐 아니라 로마나 중세의상에서도 영향을 미쳐 술 달린 의복이 나타나며 현대 소아시아 일부 지역과 안데스 산간지역에서도 프린지가 발견되고 있다.

이후 현대 보헤미안 커스텀에서는 긴 길이의 베스트나 커다란 숄, 백과 액세서리 등 여러 곳에 프린지를 자신들의 시그니처로 과장해 장식함으로써 그들 패션만의 독특한 특색을 이뤘다. 히피 패션의 프린지는 카우보이와 웨스턴룩에도 영향이 나타나 주로 재킷 소매나 요크, 팬츠의 사이드 심, 베스트의 소박한 디테일로 장식해 패션 영향의 연속성을 보여 주었다.

사진 2
스웨이드 프린지의 자연스러운 멋. 〈핀터레스트 캡처〉
프린지의 활용방식은 옷이나 가방, 머플러, 구두, 액세서리 등에 길고 짧은 술을 심플하게 한 단 다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며 여러 단을 층층이 길게 달아서 착장자의 움직임에 따른 풍성하고 리드미컬한 멋을 강조할 수도 있다. 프린지는 사용하는 길이와 폭, 재료에 따라 흔들리는 강도와 느낌이 매우 다르며 경쾌한 느낌, 와일드한 느낌, 내추럴한 느낌, 자유로운 느낌, 리드미컬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프린지 타입은 아주 작은 움직임에도 섬세하게 흔들리며, 가죽 프린지는 펑키하고 유니하며, 비즈나 구슬은 고급스러움을 준다. 스웨이드 프린지는 내추럴한 소박함과 자유로움을 표현하기에 좋다.

프린지 패션을 효과적으로 입는 스타일링의 쉬운 팁은, 프린지는 그 자체로 이미 디자인이므로 아이템 하나에 흥미의 중심을 이루도록 하고 나머지 다른 것들은 모두 단순화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프린지 스타일링을 시도하는 초보라면 가방이나 스카프, 머플러에 들어간 디자인으로 시작해 보면 좋다. 도전의 준비가 되었다면 스커트 햄라인에 길게 달린 프린지 디자인을 입어보자.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는 자락들은 패션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프린지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스커트나 드레스에 층층으로 전체를 덮은 프린지는 흔들리는 섬세한 리듬감과 찰랑거림의 우아함, 때로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극대화하고, 코트 밑단에의 프린지는 볼륨과 스케일의 대범성으로 자유롭고 역동적이다.

최근엔 장식으로서의 프린지가 아니라 독자적 패션아이템으로 바지나 스커트 위에 원 포인트 코디네이션으로 활용할 수 있는 랩어라운드스타일의 프린지 벨트가 소개돼 벨트로도, 스커트로도 활용이 가능한 투 웨이(2way) 제품이 있다. 올가을 아이템 간 포용력이 좋은 현대적인 무채색 프린지나 따스한 브라운 컬러나 뉴트럴 컬러의 프린지 디자인으로 스타일링과 디자인에 활력을 불어넣어 보자. 마스크 없이 숨을 제대로 쉬어 본 지가 언제던가. 프린지가 흔드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그렇게 가을의 싱그러운 공기 속에서 흔들려보자.

◆참고문헌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59661&cid=40942&categoryId=32087 △패션전문자료사전△ 서양복식문화사 정흥숙 교문사 2003 △서양복식사 신상옥 수학사 2006 △https://blog.naver.com/lejunev_co/22052089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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