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시론] 대구의 행정적 위상이 통합의 최대 이슈

  • 박윤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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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3   |  발행일 2020-09-23 제27면   |  수정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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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규 경북본사 총괄국장

대구경북행정통합을 위한 첫 단추가 꿰졌다. 시발점은 21일 출범한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다. 한 달 뒤엔 400여 명 규모의 범시도민추진위원회도 발족될 예정이다. 1981년 대구가 '직할시'로 경북에서 분리된 지 39년 만에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본격 등장했다.

대구경북 통합 문제는 이전에도 가끔 언급됐다. 그러나 정치권과 공무원들의 이해관계에 막혀 공론화되지는 못했다. 그래서 민간 주도의 이번 공론화위원회의 출범은 의미심장하다. 통합은 철저히 시·도민 입장에서 바라보고 득실을 따진 후 가부를 결정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태일 공론화위 공동위원장도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의 의견은 더이상 듣지 않겠다. 오롯이 시·도민의 목소리만 듣겠다"고 했다.

통합의 당위성은 대구와 경북이 정서적으로 한 뿌리였다는 데서 출발한다. 대구시민들의 뿌리(고향)는 대부분 경북이다. 혈연·지연으로 묶여 한 몸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두 지자체는 때론 경쟁 관계에 있거나 중복투자로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기도 한다.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나 통합신공항 건설, 광역교통망 구축과 같은 두 지자체 간 이해가 맞닿은 분야에선 해결책을 찾기도 쉽지 않다.

통합의 또 다른 이유는 규모의 경제 추구다. 수도권과 세계 주요 도시와의 경쟁을 위해선 인구 500만명은 돼야 도시가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한 번 분리된 지역을 통합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 법적·행정적 절차가 뒷받침돼야 하고, 복잡한 이해관계도 얽혀 있다. 그에 앞서 통합에 꼭 필요한 선결조건이 있다.

첫째, 시·도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다. 공청회 등 토론의 장을 마련해 통합에 대한 시·도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 등 선출직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서라도 확고한 주민 공감대는 선결조건이다.

둘째, 대구의 행정적 위상 문제다. 대구시청은 물론 시교육청, 대구경찰청 등 각급 기관들이 어떤 형태로 존재할 것인가 하는 것은 이번 통합 논의의 가장 큰 이슈가 될 수 있다.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 마산·창원·진해 통합을 성사시킨 이달곤 국회의원은 "대구가 어떤 지위로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섣부른 논의를 경계해야 한다. 처음부터 이 문제를 거론할 경우 (통합에) 실패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대구경북연구원이 제시한 '대구경북특별자치도' '대구특례시' 등 명칭이나 '대구시장=선출직, 구청장·군수=임명직' 또는 '대구시장=임명직, 구청장·군수=선출직' 등의 민감한 문제는 마지막 퍼즐로 맞추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하혜수 공론화위 공동위원장은 벌써부터 흡수통합의 의미를 담은 '대구경북특별자치도' 명칭에 대한 대구시민의 반감을 전하기도 했다.

셋째, 대구 공직 사회의 불안감 해소다. 대구 각급 기관 소속 공무원들은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이 쌓여 있는 게 사실. 대구시의 위상 추락으로 경북도에 비해 승진 등에 있어 상대적 불이익을 염려하고, 경북 외지로의 근무지 이동을 우려한다.

통합 화두를 던진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대구는 위상이 추락하는 게 아니라 공항과 항만 등을 갖춘 인구 500여만명의 메트로시티로 거듭난다"는 논리로 대구를 설득하고 있고, 권영진 대구시장도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시대적 흐름이고 지역발전을 위한 절박한 과제"라고 강조한다.

대구경북행정통합이 또다시 무산될 수도 있고, 2022년 6월 지방선거전까지 이뤄질 수도 있다. 그것은 전적으로 시·도민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
박윤규 경북본사 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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