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재단 공모사업 개선점과 공정성 문제, 도마 위에 오르다.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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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2 18:16  |  수정 2020-09-23 14:00  |  발행일 2020-09-22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열린 세번째 '예술작당(糖)회' 지역 에술가 열띤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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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대구예술발전소에서 대구의 여러 장르 예술인들이 재단 공모사업 등을 두고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22일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열린 세번째 '예술작당(糖)회'에서 지역 예술가들이 '재단 공모사업'의 필요성과 개선점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참석한 무용·음악·연극·미술 분야 예술인들은 '공모·지원 사업' 전반을 두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토론에서는 재단 공모사업 선정의 방식 개선이나 공정성 문제 등 그동안 지역 예술인들이 마음 속에만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재단 공모사업의 필요성 부분에 대해서는 대체로 일치되는 의견을 보였다.
안정적인 예술 작업 및 아직 예술적 기반이 단단하지 못한 청년 예술인의 생계 등을 위해 각종 공모·지원사업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쪼개기나 나눠주기식 지원' 등에 대해선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예술 생태계에 대한 문화재단의 이해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가장 열띤 논쟁이 오간 부분은 바로 '심사의 공정성' 부분이다. 심사위원 자격이나 구성 기준 등은 지역 예술계 일각에서 꾸준히 문제 제기가 돼 왔다. 일부 예술인들은 이 문제에 대해 불만이 있어도 불이익 등을 우려해 말을 아끼던 상황이었다.

이날 참석한 예술인 A씨는 "재단 공모사업에 지원한 적이 있는데, 심사위원 중에 정말 심사를 할 만한 사람인지 의문이 드는 분도 있었다"며 "지원사업에서 평가는 불가피하겠지만, 예술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에게 심사나 평가를 받고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또다른 예술인 B씨는 "심사위원 자격 유무를 논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것 같다"며 다른 시각을 보였다.

이에 대해 A씨는 영남일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제 다음 세대 예술가들은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환경에서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큰 용기를 내서 문제 제기를 한 것"이라며 "누구의 '라인'이라서 심사를 쉽게 통과하거나 하는 일이 더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완벽한 기준을 맞추기는 힘들겠지만, 심사위원이 심사를 하러 가기 전에 '내가 심사할 자격이 있는가'를 스스로 반문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이것은 결국 개개인의 양심과 책임감의 문제"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 밖에도 공모사업의 사후 평가, 지원 장르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논의가 이어졌다.
참석 예술인 C씨는 "지역 예술인들간 신뢰도, 그리고 공모 사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공정성 문제, 문화예술 행정의 전문성 등 예술계가 지속적으로 논의해야 할 숙제들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해보는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문화재단(대표이사 이승익) 예술인지원센터가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예술작당회'는 오는 12월까지 6회에 걸쳐 진행된다.
문화예술인과 연구원, 현장 전문가 등이 매회 세션별 주제토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으며, 산발적으로 흩어진 지역 예술현장 목소리를 모으고 해법을 찾아간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글·사진=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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