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백두산 문명과 한민족의 형성...한민족의 '선도제천문화', 중국 문명을 이끌었다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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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5   |  발행일 2020-09-25 제13면   |  수정 2020-09-25
中이 은폐했던 배달국 맥족사 연구
요서지역서 한국사·문화 원류 찾아
6년 연구 결과물…총 8부·부록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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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서지역 청동기시대 유물인 대족격(포대자루 모양의 다리 3개 달린 삼족기)과 제기 용도의 그릇인 누공권족두(오른쪽). <만권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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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문명과 한민족의 형성//정경희 지음/만권당/744쪽/4만2천원

중국이 은폐한 옛 제단에서 시작하는 배달국 맥족사 연구를 통해 백두산문명과 한민족의 태동을 밝히고 있다.

우리 고유의 사유체계인 선도(仙道) 사상의 내용과 연원을 밝히고, 이 사상이 어떻게 건국이념 '홍익인간 재세이화(在世理化)'로 귀결되는지 풀어냈다.

특히 백두산 서쪽 신석기문화가 동아시아 상고문화 원형으로 중원문화나 시베리아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고 오히려 이들 문화의 발전을 이끌었음을 밝혔다.

1980년대에 중국의 동북공정이 시작된 이후 요하(遼河)의 서쪽인 요서지역은 중국문화의 발원지이자 동아시아 상고문화의 발원지로서 변함없는 위상을 누려왔다. 한국학계도 요서지역에서 한국사 및 한국문화의 원류를 찾아가고 있다.

저자 또한 유물·유적 자료가 풍부한 요서지역 상고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중국 측이 이미 1990년대에 10여 년에 걸쳐 요동 지역, 특히 백두산 서편 통화(通化) 지역을 중심으로 맥족(한민족의 주족)의 옛 제단들을 조사·발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요하문명론-장백산문화론의 시각에 따라 옛 제단들의 존재를 크게 부각해 집중적으로 발굴조사를 진행했음을 보았다. 그런데 1999년 통화 만발발자(萬發撥子) 옛 제단의 발굴을 마지막으로 돌연 옛 제단 유적들을 은폐하고 관련 연구를 모두 폐기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음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중국 측의 태도 변화에 주목하고 관련 자료와 유물들을 두루 조사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2015년 8월과 2018년 8월에 통화 지역 옛 제단 유적지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6년에 걸친 연구의 결과물인 이 책은 관련 논문 9편을 전체 흐름에 맞춰 총 8부와 부록으로 구성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소수민족의 역사문화를 중원의 역사문화 속으로 끌어안으려는 중국이 동북 지역 역사공정 중에 왜 돌연 태도를 바꿔 백두산 서편 옛 제단군을 은폐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것이 우리 상고·고대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살필 수 있다. 무엇보다 백두산 서편 일대, 특히 통화 지역 옛 제단군 문제가 한국 상고·고대사 연구를 심화시킬 수 있는 관건이며, 백두산 서편 일대에서 면면히 이어 내려온 맥족의 오랜 제천문화의 실상을 확인함으로써 한국 상고·고대문화의 요체인 제천문화의 실상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저자는 한국인의 종족적·문화적 정체성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첫째, 한민족(예맥족)의 성립기는 배달국이며, 배달국문화의 요체인 선도제천문화로 인해 토템족에서 천손족으로 정체성 전환이 있었다. 둘째, 배달국 시기에 정립된 한민족의 선도제천문화는 주변 지역으로 널리 전파돼 주변 민족까지 천손족으로 변화시켰다.

배달국 이후 단군조선 시기에 이르기까지 한민족의 선도제천문화와 천손사상은 중원 지역으로 전파되었고, 중국 문명을 계도했을 뿐 아니라 북방족을 매개로 동·서·남아시아를 넘어 유라시아 일대로 전파되었다.

한편 이번 책은 만권당이 롯데장학재단과 함께 2020년부터 시작한 '롯데학술총서' 발간 사업의 첫 번째 책이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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