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한복의 부활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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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5   |  발행일 2020-09-25 제19면   |  수정 2020-09-25

불편하고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우리 곁에서 잠시 멀어졌던 한복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아이돌 무대의상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가 하면 학생 교복으로도 착용할 것으로 보여 한복 대중화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세계적인 K팝 걸그룹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가 전 세계에 한복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블랙핑크가 내놓은 신곡 '하우 유 라이크 댓' 뮤직비디오가 지난 6월 공개된 이후 유튜브에서 조회 수가 수억을 기록하며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다. 뮤직비디오에서 한복은 멋스럽고 독특한 무대의상으로 탈바꿈했다. 길고 폭 넓은 소매를 과감하게 잘라 민소매로 처리하고 상의는 기장이 배꼽 위로 올라오는 크롭톱 형태로 만들었다. 한복 장신구인 노리개를 견장처럼 착용했다. 이 같은 블랙핑크 패션 따라잡기도 유행하고 있다.

조만간 한복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학생을 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복 대중화를 위해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복진흥센터와 공동으로 지난해부터 한복 교복 보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한복 교복을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20여 중·고등학교도 선정했다.

경북 상주시가 오는 10월 한복진흥원을 개원한다. 국내 최대 명주 산지인 함창읍 교촌리에 들어서는 한복진흥원은 전시·홍보관, 융복합산업연구관, 전수학교를 갖췄다. 한복, 소재, 직조 등과 관련된 한복 콘텐츠를 전시하는 것은 물론 한복 소재나 옷을 연구하고 산업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한복 장인도 양성한다. 전통섬유를 기반으로 한복산업을 활성화하고 한복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한복의 아름다움은 국내외에서 널리 인정받는다. 하지만 실용성이 적어 결혼식 등 격식이 필요한 곳에서 입는 옷으로 쓰임새가 대폭 축소됐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귀성 인파가 줄어 한복 입은 이들을 더욱 보기 힘들 듯하다. 한복과 관련한 기쁜 소식으로나마 추석 기분을 느껴본다. 한복 교복 착용, 한복진흥원 개원 등을 통해 한복의 부활도 기대한다. 김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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