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초중고 학생참여예산제 시행...학생들이 사업 제안 공모~결과보고 全과정 주도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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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8 07:55  |  수정 2020-09-28 08:55  |  발행일 2020-09-28 제13면
(사진2).동산초 학생참여예산제
대구동산초등 1층 현관 입구에 학생참여예산제를 통해 마련된 신발장에서 실내화를 학생이 사용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학생회 선거 외에도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직접 의견을 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외에도 다른 시도교육청에서도 시행 중인 '학생참여예산제'는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업이다. 대구의 경우 2018년 중·고교를 대상 시범 사업으로 시작해 올해부터 지역 모든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개인·동아리 공모 통해 의견 수렴
사업 타당성·적정성 검토 후 확정
동산초등 '실내화 대여 사업' 채택
평리중, 학급마다 분리수거함 설치
"주인의식 가져…학생자치도 강화"



◆학생이 주체가 되는 학교 문화 만들기

학생참여예산제는 학생들이 직접 사업을 기획·운영하는 등 직접 제안하는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예산을 각 학교에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먼저 학생회 공약 사업 중 학생대의원회에서 선정하거나 개인 또는 동아리 단위로 공모를 해 학생들의 제안을 받는다. 이후 제안 사업의 타당성과 적정성을 검토해 사업이 확정된다. 사업 공모부터 결과 보고까지 모든 과정은 학생회가 주도한다.

대구지역 초·중·고교의 70%가 학생참여예산제를 시행했지만, 올해는 대구 지역 모든 학교로 그 대상이 넓혀졌다. 이는 학교운영기본경비의 1.1%를 학생참여예산으로 책정해두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학교 자치 예산으로 해왔기 때문에 학교장이 관심이 있느냐에 따라 예산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주민참여예산제 등 지방자치가 점차 활성화되는 시대 흐름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학교 생활에 참여하는 학생 자치도 강화되고 있어 점점 중요해지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실내화 대여사업 시행 중인 동산초등

대구 동산초등 1층 현관 입구 신발장에는 실내화 여러 켤레가 비치되어 있다. 학생참여예산제를 통해 마련된 실내화다. 이 학교에선 지난 7월 전교학생협의회를 통해 올해 학생참여사업 예산을 심사했다. 그 결과 실내화 대여 사업이 채택됐다. 학생들이 등교하면서 실내화를 가져오지 않아 불편했던 경험을 이야기했고, 이에 맞춰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비치된 실내화의 크기는 180㎜부터 280㎜까지 다양하다. 덕분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심리 방역을 위한 놀이프로그램도 학생참여예산제를 활용해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발야구 등의 협동놀이를 하며 체력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QR코드 활용 의견 수렴한 신기중

신기중은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 줄어든 상황에 맞춰 학생자치활동을 시행했다. 구글 설문 링크와 QR코드를 활용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덕분에 학생들은 자유롭게 학교에 필요한 사업에 대한 건의를 할 수 있었다.

지난 2·9·18일 3차례에 걸쳐 진행된 등굣길 맞이 행사 '네가 있어 Never 벚꽃 엔딩'은 학생참여예산제를 활용해 진행했다. 벚꽃 포토존에서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을 하는 등 코로나19로 잃어버린 학교에서의 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추억을 쌓는 시간이 됐다.

3학년 김태희 학생은 "코로나19로 학교의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릴 것 같아 지쳐있었는데, 코로나 예방 안전 수칙을 지키면서도 학교생활에 활력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급별 분리수거함 설치한 평리중

평리중은 지난 7월 학생대의원회를 통해 선정된 '솔선수범 분리수거 사업'에 따라 학급마다 분리수거함을 설치했다. 학생들의 제안으로 필요한 분리수거함을 구매했고, 학급별 분리수거 도우미를 지정해 분리수거함을 관리하도록 했다.

분리수거함을 설치한 후에도 학생들은 다양한 의견을 활발하게 내놓기도 했다. 손잡이가 있어 들고 다니기 편하고, 디자인이 깔끔해 교실 미관을 해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비닐 재질로 되어 있다 보니 찢어질 우려가 있고, 오염물질이 묻었을 때 씻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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