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뒤숭숭한 코로나 백신 개발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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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8   |  발행일 2020-09-28 제25면   |  수정 202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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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코로나19의 백신을 빨리 개발하기 위한 경쟁을 지켜보면서 뒤숭숭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백신만 나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았는데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모든 백신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 1상, 2상, 3상의 시험을 거쳐야 하고 이런 시험에서 효과가 입증되어야 정부기관이 허가를 내주게 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정식 허가를 받은 백신은 아직 없다. 그런데 3상을 제대로 마치지 않았는데 허가를 받은 백신이 다섯 가지나 나와 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백신 개발 경쟁에서 1등 했다는 것을 내세우기 위해 '자격미달'을 허가해 주었고, 중국도 설익은 백신을 만들어 거부하지 못하는 국영기업체 직원과 군인들에게 맞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을 코앞에 둔 터라 빨리 백신을 허가하라고 FDA에 압력을 넣고 있다.

미국의 개발업체 파이저는 접종 받은 사람의 절반이 두통, 근육통, 오한의 부작용을 겪었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코로나 증상 그대로가 아닌가.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는 시험 중 여성 한 명이 횡근 척수염에 걸리는 일이 발생하였는데 원인을 못 찾고 있다.

미국의 선두주자인 모더나와 파이저가 그들 시간표대로 연말에 백신을 내놓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 백신들은 각각 영하 20℃와 영하 80℃ 속에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은 작은 유리병부터 수송기까지 모든 것을 새로 만들거나 바꿔야 한다. 그처럼 까다로운 만큼 그 백신을 수입할 수 있는 나라가 25개국밖에 안 된다고 한다.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꺼림칙한 마음은 지을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와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이 맞는 듯하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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