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환절기 목 질환·관리법…목감기 그냥 두면 '큰병' 편도농양 될 수도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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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9 08:00  |  수정 2020-09-29 08:01  |  발행일 2020-09-29 제16면
목감기 대부분은 미지근한 물만 마시면 개선
급성편도염, 감기 증상 비슷해 지나치기 쉬워
편도농양까지 악화된다면 치료해도 재발 우려

기온차가 크고 건조한 환절기에는 다른 계절보다 감염환자가 많이 늘어난다. 특히 우리 목 안은 점막으로 구성되어 있어 건조한 환절기 환경에 매우 약하다. 여름에는 아무런 증상을 못 느끼는 환자들이 유독 가을만 되면 목 안이 칼칼하고 따가운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다행히 이런 환자 대부분은 감염의 소견 없이 정상소견을 보이고, 미지근한 물만 자주 마셔도 증상이 상당히 개선되는 것을 느끼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이렇게 간단하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다. 환절기 목 안의 이상 증상을 보이는 동시에 약간의 열감과 지속되는 전신 무기력 증상, 두통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가볍게 생각했던 질환으로 수술은 물론 심할 경우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까지 악화될 수 있어서다.

◆환절기 목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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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전문의들에 따르면, 목 관련 질환 환자들이 일년 중 편도농양(편도 주위 농양), 경부 심부감염으로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계절이 환절기다. 이처럼 중증 감염 환자의 대부분은 처음에는 사소한 목감기, 바이러스 편도선염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증상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적절히 치료하지 않거나 휴식을 취하지 않고 무리해서 생활할 경우 결국에는 세균감염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경우까지 생길 수 있다.

편도의 급성 염증이 편도 주위까지 퍼져 농양을 형성하는 질환인 편도농양의 대표적인 증상은 목이 붓고 아프고, 입을 벌리기가 힘든 것 등이다. 여기에 감기에 걸린 것처럼 열도 나고 오한도 느껴지는 것 등도 포함된다. 이때는 항생제 치료와 흡인 천자 또는 절개를 통한 염증 제거가 필요하다.

편도농양은 급성 편도염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진행된다. 폐렴구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 등에 의한 급성 편도염은 감기, 면역질환, 피로 등이 심해지면서 발생하는 사례가 보편적이다.

문제는 편도농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급성 편도염은 목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가볍게 넘기기 쉽다는 점이다. 하지만 편도 주변에 고름이 차는 편도농양으로 악화되다가 전신으로 감염이 퍼지면서 패혈증으로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했다.

편도농양의 경우 항생제 치료와 함께 주삿바늘을 넣어 농양을 빼내거나 칼로 제거해야 한다. 내과적인 치료만으로 초기 농양을 치료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외과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적절하게 제때 치료하면 큰 문제는 없지만 문제는 재발이다. 편도농양이 한번 생긴 후 편도선염에 다시 걸리면 염증 조직에 의해 농양이 재발할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편도농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기 예방법처럼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규칙적인 생활습관, 충분한 수면, 고른 영양식사, 꾸준한 운동 등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후두개염'도 조심해야 한다. 이 질환은 후두덮개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처음에는 목 안이 아프고 음식을 삼킬 때 통증을 호소해 단순 목감기로 생각하고 약국에서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수 시간 내 염증이 급속도로 진행되어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심하면 기관절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다행인 것은 그렇게 흔한 질환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목이 아프면서 답답하고 호흡이 곤란하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

◆예방이 그 무엇보다 중요

모든 질환이 그런 것처럼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 가을철 목 관련 질환은 더 그렇다. 거기다 예방을 위한 노력도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어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면 안전하게 환절기를 보낼 수 있다.

전문의들이 말하는 환절기 목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다. 건조해진 목은 질환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이에 매일 1.5ℓ 이상의 물을 적절히 배분해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 더 좋다. 건조한 계절이 습해야 하는 성대를 마르게 하는 만큼 물을 자주 마셔 성대를 촉촉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물의 온도는 너무 차거나 뜨거운 물보다는 상온에 보관 중이거나 정수기의 정수 상태 물을 마시는 정도가 좋다.

그 다음은 말을 많이 하거나 목이 따가워 말을 하는 데 불편을 느낄 경우 '음성휴식', 즉 말을 하지 않거나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특히 이 경우 목에 무리를 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속삭이듯이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편하게 말하는 것보다 더 해롭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했다. 특히 목 건강에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은 물론 큰 목소리로 말을 하거나 노래를 부를 경우 가을철 목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충분한 휴식과 비타민 섭취도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꾸준한 운동과 체온 유지 등으로 면역력을 강화하고 염증과 통증을 완화하는 음식도 환절기 목 건강에 도움이 된다. 목에 좋은 음식은 일반적으로 도라지나 생강, 레몬, 무, 모과, 대추, 유자, 매실, 배 등을 꼽는다.

반면 목을 자극하거나 건조하게 만드는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박하사탕의 경우 목을 자극하기 때문에 환절기 목건강을 위해서는 멀리하는 게 좋다. 또 초콜릿이나 맥주, 버터, 우유 등은 성대를 건조시키기도 하는 만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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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병원 여창기 교수

계명대 동산병원 여창기 교수(이비인후과)는 "당뇨를 앓거나 투석을 하는 환자들은 면역기능이 약해져 있는 만큼 사소한 목감기나 바이러스 편도선염의 증상이 있을 경우 바로 병원을 찾아 진찰을 하는 것이 좋다"면서 "이는 면역이 떨어져 있을 경우 건강한 분들보다 감염이 심장 및 큰 혈관들이 지나가는 종격동까지 전파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상당히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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