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애쓰는 의료진 고맙습니다"…뇌병변 영화감독, 장애인들과 응원 영상

  • 최미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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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07   |  발행일 2020-10-07 제12면   |  수정 2020-10-07
이창환 감독, 2개월 걸쳐 제작
"제작하며 동료들도 힘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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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감독이 코로나19에 헌신하는 의료진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만든 동영상 '우리도 그대를 응원해요!'의 한 장면.

"코로나19 현장에서 촛불처럼 자신을 태우는 의료진 여러분 존경합니다. 여러분을 통해 오늘도 인생을 배웁니다."

2019년 8월 영남일보에 소개된 중증 뇌병변 장애인 이창환(41·대구 수성구 범물동) 영화감독이 의료진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 감독은 6편의 단편영화를 제작했으며 장애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이 감독은 올해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면서 의료진이 밤낮으로 애쓰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사그라지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는 보도와 방호복을 입은 채로 땅바닥에 맥없이 주저앉은 의료진의 모습에 안타까움과 감동, 고마움을 느꼈다.

때마침 시민들이 불안감을 달래면서 서로를 응원하는 노래 이어 부르기에 동참한 영상을 보게 된 이 감독은 장애인도 의료진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하는 영상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감독은 외출이 자유롭지 못해 집콕(집 안에 콕 틀어박혀서 지낸다는 의미)하는 장애인 동료들이 '나도 누군가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라는 것에 동참하고, 또한 그들이 도전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바로 기획서를 쓰고 지난 7월에 영상 촬영을 시작하여 8월 말까지 2개월에 걸쳐 편집까지 끝냈다. 거동이 불편한 이 감독은 작품 제작에 혼자 할 수 없는 부분에서는 지인의 도움을 받았고, 그분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편집을 마친 이 감독은 '우리도 그대를 응원해요!'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유튜브채널 '영상프로젝트그룹 canjoy'에 탑재했다. 이 채널은 이 감독의 세계이며 사람들이 쉬어가는 공간이다.

노래를 부른 김수용(59)씨는 "여러 유형의 장애인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분들이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고, 의료진을 응원하기 위해 노래를 불렀지만, 오히려 자신에게 더 큰 힘이 돼서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촬영과 제작과정을 통해 "조각들이 모여 하나가 되었다"는 것에 가슴 벅찼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장애인이 말하지 못하고 듣지 못해도, 몸이 자유롭지 못해 누워 생활해도, 지적 수준이 달라도 마냥 응원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노래 부르고 즐길 수 있고 힘들고 지친 누군가의 마음에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최미희 시민기자 sopi900@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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