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나훈아와 펭수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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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09 07:24  |  수정 2020-10-09 07:26  |  발행일 2020-10-09 제18면

지난 추석 연휴 때 우리나라의 한 가수가 크게 화제를 모았다. 그의 이름은 '나훈아'. 추석 연휴가 지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나훈아에 대한 관심은 아직도 뜨겁다. '잡초' '무시로' '갈무리' '고향역' '홍시' 등의 인기곡으로 원래부터 팬층이 두꺼웠던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층도 나훈아와 그의 노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요즘 라디오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의 가사도 화제다.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이 철학적인 가사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듯하다.

2년 전 TV를 없애 나훈아 공연을 보지 못했다는 대구의 한 직장인은 "추석 연휴 끝나고 돌아오니 직장 동료들이 다들 나훈아 공연 이야기를 해서, 그때 처음으로 집에 TV가 없는 것이 실감이 됐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의 이야기가 많이 회자됐다는 것이다. 그가 추석 특집 비대면 방송 공연에서 한 발언은 여야 정치권의 설전으로까지 이어졌다.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을 본 적 없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여러분이 이 나라를 지켰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 없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여야가 서로 해석을 달리한 것.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원내대표는 지난 2일 화상 의원총회에서 "(나훈아가) 우리 마음을 조금이나마 대변해줬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들이 '언중유골'이었다는 것이다. 반면 여권은 야권이 확대 해석을 하고 있다며 경계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홍보소통위원장은 "(국민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정치'가 아닌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정치인들의 아전인수식 해석이 놀랍다"고 비판했다.

유튜브 인기스타 '펭수'의 나훈아 패러디도 인기를 끌었다. 지난 5일 펭수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나훈아로 분장해 걸쭉한 목소리와 귀여운 안무로 '테스형!'을 부른 것. '펭훈아'로 변신한 펭수의 모습에 팬들은 연신 미소를 지었다.

나훈아와 펭수, 국민이 공감하는 이 두 '스타'의 공통점은 뭘까.

정치권의 해석들은 일단 차치하고, 나훈아와 펭수가 많은 국민에게 위로와 공감, 시원한 '사이다 몇 잔'을 건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국민에겐 '내 마음 같은' 몇 마디를 해줄 어른, 아픔을 공감해줄 따뜻한 존재가 필요했다. 코로나19로 퍽퍽하고 우울한 시간을 보내던 많은 국민이 두 스타 덕분에 모처럼 크게 웃고 울 수 있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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