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임기 마치고 학과로 돌아가는 김상동 경북대 총장 "대학교육의 질적전환 필요성, 내부 구성원과 공감 뿌듯"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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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19 08:09  |  수정 2020-10-19 08:10  |  발행일 2020-10-19 제14면
학부교육 강화해 인재 키우고
'교육상' 제정해 연구활동 지원
JCR 1% 저널 게재 논문 증가
국립대 역할 강조 휴스타사업
정부의 지역혁신 플랫폼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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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동 제18대 경북대 총장이 재임시 추진한 주요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북대 제공>

김상동 제18대 경북대 총장이 20일로 4년 임기를 마친다. 리더십 확보가 쉽지 않은 여건임에도 경북대 미래의 초석을 튼튼히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평가다. 4차 산업혁명, 학령인구 감소, 지방대 위상 추락, 코로나19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혁신의 길을 모색했다. 학생을 우선순위에 두고 여러 가지 정책을 폈다. 대학 발전을 위한 다양한 어젠다를 교육부에 제시했고, 이를 교육부가 받아들여 정책으로 채택한 것도 있다. 역점적으로 추진한 융합학과 신설이 교수회 평의회에서 부결되자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2순위 총장이라는 무거운 굴레를 벗는 것은 훗날 대학 구성원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했다.

▶4년이라는 임기가 긴 시간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기도 하다. 퇴임 소회는.

"대학에 주어진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교육·연구 및 봉사에서 질적 전환의 여건을 만들고자 했다. 교수들과 연구자들이 연구에 집중하고, 학생들은 최고의 교육 환경에서 마음껏 배워보자는 것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고, 경북대를 선택한 학생들에게 최고의 역량을 키워나가도록 해주는 그런 대학교로 만들고 싶었다. 대학원 교육과 연계한 학부 교육 강화를 통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국가 경제를 활성화시키며, 기초·보호학문 육성과 학문 후속세대 양성을 통한 고등교육의 균형 발전과 인재 양성의 국가 기반 구축을 위해 힘써 왔다."

▶여러 가지 힘든 여건에서도 학교 발전을 위한 혁신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한 학교 혁신은.

"사회로부터 대학으로 전해지는 변화의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당장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의 교육혁신과 변화의 요구 역시 전례 없이 정교해지고 깊어지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교과목 이수유형 전면 개편, 전공 및 교양교과목 이수의 균형과 인재상과의 연계성 명시화, 융복합형 다전공제 도입 등 다양한 교육혁신정책들을 꾸준히 시행해오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 성과로 꼽을 만한 것은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모든 분야에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철학을 구성원과 공유한 것이다. 예를 들면 교육상을 제정해 우수한 교육자를 지원하는 것과 체계적 교수설계 대표강의 연계모듈 개발사업이라 할 수 있다."

▶연구실적 향상이 눈에 띈다.

"그렇다. 우수학술연구업적 장려금 질적 성과 지표를 조정해 보다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JCR 10% 이내 논문 수가 2016년 275편에서 2019년 434편으로 늘어났다. 특히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 JCR 1% 이내인 저널에 게재된 논문이 2016년에 비해 2019년에는 9편이 증가하는 쾌거를 이뤘다. 우수 교원을 유치하기 위한 차별화된 노력도 있었다. 교육부로부터 전임교원 정원을 대폭 확보했고, 교수 공채 시 여성 교원을 별도 배정함으로써 양성평등을 제고했다. 외국인 교원 특별채용을 통해 국제화 수준도 향상시켰다."

▶국제화시대 학생들의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돋보인다.

"학생들이 해외 명문대학에서 수학하는 기회를 대학의 재정으로 전액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우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미국 예일대, 위스콘신대, UC 버클리와 섬머스쿨 협정을 체결하고 지난해 66명의 학생들을 파견했다. 앞서 언급한 이 모든 일을 위해 국가의 재정지원사업 선정에도 전력을 다했다. 특히 2018년 국립대 혁신사업비 800억원을 2019년에 1천504억원으로 증액시켰다. 뜨거운 여름 몇 시간씩 기다려서 기획재정부를 설득한 것이 재정이 어려운 많은 국립대에 한 줄기 희망을 주었다는 인사를 들었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

▶올해 교육부가 시범적으로 추진한 지역혁신 플랫폼사업이 총장님 구상을 교육부가 채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임기 중에 기회가 될 때마다 특히 연구부문에 대한 지역혁신 플랫폼을 강조했다. 대학이 연구와 교육 양 분야에 체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특히 국가거점 국립대가 지역 산업 발전과 문화창달을 주도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연구기술 분권의 주체로 거점 국립대의 플랫폼 역할은 국가 균형발전을 완성해 나가는 주요 전략이 될 것이다. 이것과 관련해 영남일보 노병수 사장님과 매일신문 이상택 사장님,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께 지면을 빌려 감사함을 전한다. 그런 분들의 도움으로 경북대서 제안한 것이 발전해 휴스타 사업으로 정착되었고 정부의 지역혁신 플랫폼사업으로 발전했다."

▶도서관 리모델링, 인재원 리모델링 등 학생복지도 많이 신경쓰셨다.

"최고의 환경에서 최고의 인재가 탄생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대학에서 해야 할 것은 학교 생활에 대한 고민과 투쟁은 아니다. 경북대 학생이라면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교육환경은 그 어디와 비교할 수 없는 가장 좋은 것만을 제공하고자 했다. 대학의 심장이라 불리는 중앙도서관 리모델링을 마치고 많은 학생이 만족을 드러냈다. 대구에 이어 상주캠퍼스의 도서관도 완전히 그 모습을 바꾸었다. 이를 시작으로 IT대학 융복합관, 인문한국진흥관 및 생활관 신축, ITA대학원 리모델링, 경북대·경북대병원 인재원 건립, 구룡포수련원 학생동 리모델링을 마쳤다. 첨성인 미래관과 도서관 가운데 있는 광장 공사도 마무리했다. 이런 경북대의 노력이 우리 학생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동시에 대한민국의 인재로 성장하는 토대가 되길 바란다."

▶경북대가 지역발전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렇다. 지역 시도민의 자부심이 가득한 경북대가 돼야 한다. 경북대 구성원의 보다 더 헌신적인 생각과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상하이교통대학 평가에서 세계 300위권은 시도민과 경북대 구성원의 목표는 아니다. 조만간 세계 100위권 달성에 시도민과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아시지만 대학이 지역의 산업발전과 문화창달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대학의 기술 및 연구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혁신적인 사업과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경북대는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예비창업자 또는 초기창업자들의 창업 활성화를 위한 학내 창업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창업지원단을 설립해 국비가 투입되는 정부의 여러 창업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교내 생활관과 글로벌플라자에 학생과 초기창업자를 위한 창업보육공간을 조성해 학생과 지역 창업자들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일정 부분 성과도 있다.

"조그만 성과라면 'PTR(Pin-Point Technical Research Professor·중점기술연구교수) 교수제' 운영을 통해 기업과 대학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2차연도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지역의 대표 인재양성사업인 'HuStar사업'(대경혁신인재양성프로젝트 사업)에도 로봇·ICT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 지역 대학 및 지역의 혁신기관과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휴스타사업은 시작 당시 청와대로부터 정부가 주도해 전국적인 사업으로 확대·시행하는 것도 좋겠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내기도 했다."

▶외국에 비해 대학자원 활용을 통한 수익창출은 걸음마 수준이다.

"대학의 연구성과 활용과 기술이전 분야에서 차별화된 우리 대학의 제도와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와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거둬 산학협력의 훌륭한 자원이 되고 있다. 기술지주회사의 활성화를 위한 기술지주회사 R&BD지원사업을 수주해 학내의 우수한 기술지주 자회사들에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교수들의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다양한 비즈니스 창출을 지원하는 '지역사업연계대학 Open-Lab지원사업'과 '공공연구성과기반 BIG 선도모델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대학창의적자산실용화지원사업(BRIDGE+사업)'과 '청년TLO육성사업' 등 다양한 산학협력분야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지역사업연계대학 Open-Lab지원사업은 올해 처음 시행되는 시범사업으로 성과와 기대가 크다. 공공연구성과기반 BIG 선도모델사업은 지역 내 창업 및 고용창출 등의 기술사업화 관련 효과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대학의 기술을 이전받아 진행하는 연구개발을 통해 창출된 파생기술을 이용한 기업의 Spin-Off로 추가적인 창업 유도 및 지역의 혁신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과 퇴임 후 계획은.

"저 자신은 열심히 노력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정책결정 과정에 이견이 있더라고 어떤 목표가 정해지면 학내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서 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퇴임 후 특별한 계획은 없다. 학과로 돌아가 후학들을 가르칠 생각이다. 제가 가진 아이디어가 필요한 곳이 있으면 언제든 도와주고 싶다. 지역, 특히 언론분야에서 경북대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주고 응원과 조언을 해주길 기대한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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