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생존 패러다임 With 코로나 2] 전문가들이 말하는 '뉴노멀 시대' 생존 전략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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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2 07:43  |  수정 2020-10-22 11:15  |  발행일 2020-10-22 제6면
"언택트 시대 '정보 불평등' 심화…보조기술로 격차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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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대학일자리센터 직원이 화상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지하 1층 식품관 '쉐프뉴욕'이 로봇 서빙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구백화점 제공〉

코로나19는 국가 재난체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국가재난 대응체계가 지진·태풍·장마·가뭄·폭설 등 천재지변 중심에서 사회적 재난으로 이동을 시킨 계기가 됐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코로나19는 불과 1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사회·경제·문화·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본질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예전의 사회변동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정보통신 산업 더욱 도약했지만
광공업 등은 쇠퇴…양극화 뚜렷
공연, 나훈아 콘서트로 활로 찾아
콘텐츠플랫폼 만들면 승산 있어

디지털기기 제대로 활용 못하면
불편함 넘어 '기회의 차별' 우려
휴대폰 화면 TV크기로 보거나
QR코드 진입 돕는 기술 개발을


◆경제 양극화 속 소규모 공급자 생존 위기 내몰려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는 뭐니뭐니 해도 경제 부문이다. 코로나19가 사회적 불평등 심화와 함께 경제적 양극화를 더욱 확대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혜택 보는 분야는 더욱 성장하고, 그렇지 못한 곳은 불황의 늪으로 빠져드는 이른바 'K자 경기 회복'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김영철 계명대 교수(경제금융학과 )는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과 교역 대신 지역화와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공정을 지역화하거나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조정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될 경우 지역주의는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비대면 접촉 활성화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은 불가피해지고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정보통신·기술 산업 등은 비대면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한 단계 도약하고 있는 반면 음식·숙박, 도·소매업 등 대면 기반 산업은 침체의 골이 깊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대구·경북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각각 17.2%, 8.9% 감소했다. 반면 대형마트 판매는 같은 기간 각각 0.6%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건설 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대구 179%, 경북 214%가 급증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지역 산업은 자동차·기계 등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면서 "반면 지역에서는 부유층의 자산 증식 방편으로 전락한 주택 분야만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양극화의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비대면 환경에 탈출구 찾기 안간힘 쓰는 스포츠산업

스포츠 분야는 문화 분야와 함께 비대면 전환이 가장 어려운 분야 중 하나다. 프로 스포츠의 핵심이 직관(직접 관람)이라면, 아마추어로 불리는 생활체육분야는 본인이 직접 경기를 해야 최대치의 매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1인 또는 소그룹으로 가능한 종목은 홈트레이닝과 1인용 부스 등의 형태로 대안을 찾았지만, 야구·축구·농구와 배구 등 단체 종목은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백종훈 전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겸임교수(대구 수성구의원)는 "각 스포츠 종목, 구단별로 경기장 안전관리 매뉴얼이 있지만 감염병과 관련한 항목은 없다"면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없었던 탓이지만, 감염병이 일상화된 만큼 어떤 형태의 새로운 감염병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매뉴얼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문정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은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고, 그 방역 지침을 이행해야 하는 동시에 스포츠 종목별 특수성을 고려한 대안도 만들어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일부 지방도시의 경우 지역 내 감염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정부 지침으로 모든 공공체육시설이 문을 닫았다. 체육계 특성이 반영된 세부 지침이 따로 있었다면 이런 곳을 엘리트 선수들의 전지 훈련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취약계층 위한 보편적 보조기술 확대돼야"

'디지털 정보 격차'에 따른 정보 불평등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사회가 앞당겨지면서 더 빨리 심화되는 상황이 됐다. 디지털기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함에서 오는 불편을 넘어 정보 불평등으로 인한 기회의 차별 등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앞당긴 정보격차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전문가들은 '보조기술(Assistive Technology)'을 대안으로 삼았고, 여기에 정부 지원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한우 영남대 교수(언론정보학과)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선 언택트 시대에 태어난 사람과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사람 간 세대 격차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 시대가 성큼 다가온 지금, 전자의 경우 이런 시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행위를 할 수 있지만, 후자는 '도구'로서 받아들이면서 격차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정보 불평등이 생길 수 있는 문제의 해결책으로 '보조기술의 개발'이라고 박 교수는 주장했다.

박교수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 교육은 아주 기본적인 방법이지만, 사실상 개인의 능력에 책임을 지우는 성격이 강하다. 게다가 교육은 정보와 관계되는 것인 만큼 접근 자체를 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하지만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보편적인 보조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 예컨대 노안으로 보기 힘든 휴대폰이나 키오스크 화면 등을 TV만큼이나 확대해 보여주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QR코드 진입을 누구나 손쉽게 하는 보조기술을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박 교수는 "이런 보조기술을 통해서라면 개인적인 정보화 능력이 좋지 않더라도 누구나 정보에 접근하기 쉽게 되면 불평등의 격차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공연 주목…소규모·야외공연 확대

코로나19는 문화계에도 큰 치명상을 입히고 있는 가운데 그 타격은 특히 공연 분야에서 심각하다. 김윤미 계명대 문예창작과(희곡) 교수는 "추석 때 나훈아 공연으로 언택트 공연의 가능성을 봤다. 코로나 이후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시대로 온라인이 병행, 확대될 수밖에 없다. 실제 공연장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들도록 공연 영상의 기술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공연은 영화와 다른 메리트가 있어 공연 콘텐츠플랫폼이 만들어지면 그에 따른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또 한편으로는 소규모나 찾아가는 공연이 확대될 것이고, 천막 공연과 같은 독특한 야외 극단 공연 등이 진행돼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은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경우 코로나 이전에는 대형 공연이 단기로 이뤄졌다면,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소규모나 렉처오페라를 만들고 이를 장기화하고 온라인을 병행하는 것이 대안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3~4막 오페라를 시리즈로 1막씩 보여주는 공연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주단체가 없는 지역 공공문화예술기관이 많다. 코로나19로 전시·공연장이 셧다운되면서 생계마저 흔들렸던 지역 예술인을 위한 긴급 대책으로 공공문화예술기관에서 상주단체를 두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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