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청년 꿈꾸는대로, 대구시와 영남일보가 응원합니다"] <1> '이번주말' 박수용 대표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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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8 07:38  |  수정 2020-10-28 07:44  |  발행일 2020-10-28 제5면
대외활동 동아리 기획이 인생 전환점 "마음 가는 대로 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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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용 대표가 미소를 지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취미기반 커뮤니티 서비스 '이번 주말' 박수용(35) 대표는 올해로 5년째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 대학생 몇몇이 함께 모여 만든 작은 동아리가 가입 회원 수 5천여 명의 규모로 성장했다. '이번 주말'은 직장인들에게 그림, 뮤지컬, 연극, 댄스, 독서토론 등 다양한 분야의 동호회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충북 청주 출신으로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일본 나고야 공업대학에 진학해 석사 과정을 마쳤다. '대기업 취업'이라는 평범한(?) 목표를 갖고 공부했던 그는 20대 끝자락에 남모를 고민이 찾아왔다. '어릴 적 내 꿈은 회사원이 되는 게 아니었는데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갔다.

그는 일단 군대를 도피처(?)로 택했다. 대구 소재 한 공군 부대에 장교로 근무하게 됐고, '무작정' 대외활동 동아리를 기획하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보니 국내 학생들이 공모전 혹은 대외활동에 도전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어요. 입시·취업만 바라보고 살아왔기에 무언가에 도전하는 이들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사실 동아리를 만들면서 특별한 목표나 계획은 없었습니다. 우선 사람을 모으고 싶었고, 사람이 모이면 저절로 일이 생길 거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녹록지 않았다. 군생활을 하며 모은 돈으로 동성로 인근에 작은 공간을 임대했다. 고민 끝에 '재능나눔'의 일환으로 일본어 강의를 했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들 가운데 중국어·영어 등 다양한 외국어공부 동아리를 만들겠다는 요청이 들어왔다. 또 미술학과 학생들도 참여하면서 동아리 수는 점점 늘어났다.


대기업 입사 위해 공부하던 20대 후반
회사원 아닌 의미있는 일 원한다 생각
워라밸 열풍에 '검증된 플랫폼' 호응
"고민 나누는 것, 용기 북돋우는 계기"



박 대표는 동아리 활동을 지속했고, 자신의 월급으로 월세를 충당했다. 전역이 임박하자 박 대표는 취업이 아닌 창업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당초 서울로 올라가 스타트업을 만들 계획이었으나 이미 대구에서 벌여놓은 동아리 사업을 확장시키기로 결심했다.

"사업을 하면 어차피 몇 번은 부침을 겪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왕 망할 거라면 지금 하던 이 일로 한번 망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동아리 초창기 멤버가 짧은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찾아왔고 둘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동아리 회장이 아닌 사업체 대표로 직함은 바뀌었지만 상황은 당장 나아지지 않았다. 취미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 수익구조가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좋은 경험을 주겠다'는 목표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런 신념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일과 휴식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이 중요시되면서 '검증된' 플랫폼을 찾는 사람들이 박 대표의 '취미 사업'에 호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저희 단체는 재신청률이 높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입소문을 타고 더 많은 사람이 모였고 매년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위기를 겪었지만 취소를 하지 않고 서비스 재개를 기다려준 회원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사업을 하면서 다양한 직업의 회원분들을 만나 인연을 쌓으며 배우는 점도 많습니다. 사람이 가장 큰 자산이라 생각합니다."

박 대표는 지난해 대구시 청년주간 메인포럼에 참여해 '퇴사학과'라는 이름의 행사를 진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퇴사를 권유하는 것이 아닌, 지금 하는 일에 대한 진솔한 생각을 공유하자는 취지였다.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다른 이들과 함께 고민을 나눔으로써 용기를 북돋우는 계기가 됐고 호응을 얻었다.

"고민을 하는 게 당연하죠. 시기마다 고민은 다 다르고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닐 수 있습니다. 그 힘든 과정이 해피엔딩에 이르는 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가는 대로 한번 해보세요. 우리는 이미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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