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세 '공급절벽' 치닫나…9월 전월세 거래량 4.4% 감소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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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2   |  발행일 2020-10-22 제13면   |  수정 2020-10-22
입주물량 부족 속 재개발·재건축發 이사 수요 증가 지속
임대차 3법 등 정부 부동산 규제 강화 겹쳐 전세난 가중
매매거래량은 전월比 5.5%↑…"집값 상승 기대심리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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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3법 시행으로 시작된 대구 전세난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20일 대구 수성구 범어제일 공인중개사 사무소 매물 정보에 전세매물이 전혀 없다. 정준호 범어제일 공인중개사 대표는 "전세 정보를 붙이고 싶어도 매물이 없어서 붙일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지난 9월 대구지역 전·월세 거래량이 전월보다 4.4% 감소한 가운데 전세난이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0일 발표한 '9월 주택 매매거래량 및 전월세 거래량'에 따르면 9월 대구지역 전·월세 거래량은 5천100건으로, 전월(5천332건)보다 4.4%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수도권과 서울의 전·월세 거래량이 각각 1.4%, 0.2% 상승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대구지역 전세난의 배경에는 입주 물량 부족과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에 따른 이주 수요 증가가 꼽힌다.

지역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 5천790가구 중 임대 가구가 5천40가구를 차지, 전세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올해도 1만4천여 가구의 입주 물량이 예상되지만 상당수가 북구 연경지구 등 일부 지역에 쏠려있어 전세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2년 전부터 대구지역에서 재건축·재개발 등 도심정비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사업 진행에 따른 이주수요가 폭증했지만 전세 매물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9월 대구의 전·월세 누적 거래량은 4만5천968건으로 5년 평균 대비 10%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서울과 수도권의 전·월세 거래량은 각각 25.3%, 29.1% 증가했다. 이는 이 기간 전·월세 거래량이 각각 27.4%, 25.9% 상승한 부산과 대전의 사례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강화도 전세난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다주택자 중심의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자들이 현행 세율로 양도세를 내려면 내년 5월까지 집을 팔아야 하지만,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집 팔기가 어려워질까 전세매물 내놓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9월 부동산 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서도 9월 대구의 주택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3.2포인트 오른 129.6(지수 115 이상이면 상승국면)으로 나타나 올들어 가장 높았다.

한편 9월 대구지역 주택매매 거래량은 5천211건으로 전월(4천939건)에 비해 5.5%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매매 거래량이 전월 대비 각각 25.6%, 11.6%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눈길이 가는 점은 주택가격이 상승 중임에도 거래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대구의 주택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72% 올라 5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주택가격 상승장에서는 거래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는 "거래량 증가는 주택매매가가 유지되거나 오를 것이란 수요자 심리가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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