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찾아 삼만리" 대구은행 점포·무인자동화기기가 잘 안 보인다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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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2   |  발행일 2020-10-22 제1면   |  수정 2020-10-22
"은행 업무 보려면 반나절 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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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대구은행의 지점 수가 지난 6월 말 기준 169개로 집계돼 5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일보 DB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 사는 최정순(74)씨는 최근 대구행복페이를 충전하기 위해 인근 은행 지점을 찾았다가 큰 곤욕을 치렀다. 연휴를 앞두고 대기 고객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불과 5분도 안 걸리는 일을 처리하기 위해 3시간이 넘도록 기다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 최씨는 "행복페이 충전뿐 아니라 통장 교체나 자동이체 신청과 같은 은행 일을 처리하려면 무조건 반나절은 각오해야 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한다"면서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전화 받기도 버거운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라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로 스마트뱅킹 등 은행 온라인 창구 거래 활성화가 가속화되면서 노인 등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권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은행들이 영업점을 통폐합하거나 자동화기기를 줄이면서 금융소비자들과의 오프라인 접점도 취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GB대구은행의 지점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169개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대구은행은 은행 점포뿐 아니라 이를 대신할 수 있는 CD·ATM 등 무인자동화기기도 크게 줄이고 있다. 2015년 6월 2천528개에 달하던 자동화기기는 지난 6월 2천20개로 20%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ATM은 1천633개에서 1천598개로 줄었고 434개였던 CD는 단 1개도 남겨 놓지 않았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령층 같은 취약계층과 농어촌 등 금융서비스 제공 취약 우려 지역의 금융 접근성이 심각하게 악화될 수 있다"면서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금융 차원에서 적정 수의 점포가 유지되도록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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