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려했던 트윈데믹, 현실화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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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6   |  발행일 2020-10-26 제27면   |  수정 2020-10-26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했던 것은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이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 자칫 의료·방역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 우려한 바가 현실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데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가 증가하면서 접종을 꺼리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25일 0시 기준 61명이다. 전날 77명에 이어 이틀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신규 확진자가 다소 줄었지만 요양병원·재활병원 등의 집단감염이 지속 중인 데다 가족·지인 모임 등을 고리로 한 소규모 산발감염도 잇따라 확진자 수는 언제든 다시 세 자릿수로 늘어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예방접종을 연기하고 원인부터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북 포항시 등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한 지방자치단체도 있다. 병원·보건소 등에는 독감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 질병관리청은 접종과의 인과관계가 매우 낮아 예방접종을 일정대로 지속하기로 했지만 국민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특히 상온 노출, 백색 입자 등 독감백신을 둘러싼 문제가 연이어 불거진 상황이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백신 접종을 마냥 미룰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독감은 1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유행한다. 백신은 2주 후부터 효과가 나기 때문에 늦어도 11월 중순까지는 접종을 마쳐야 한다. 백신 접종이 늦어지거나 미접종자가 많아지면 트윈데믹 발생 가능성도 상승한다.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 확산 가능성마저 커지고 있다. 단풍철 행락객 급증, 31일 핼러윈데이 등이 특히 위험요인이다.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정부는 코로나 방역의 고삐를 더 바짝 죄면서 백신 접종 사망자 관련 문제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또다시 시험대에 섰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국이 자랑해온 K-방역이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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