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성내3동주민자치위원회 주관으로 26일 오후 중구 인교동 삼성상회 옛터 앞에서 열린 '故이건희 회장 추모식'에서 류규하 중구청장이 헌화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
이 회장은 그의 아버지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중구에서 삼성상회를 운영할 때인 1942년 대구에서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이후 이 회장의 삶은 대구와 거리를 두는 듯 보였지만, 지역과의 끈을 놓지 않고 이어 갔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왼쪽 두번째)과 홍라희 여사,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오른쪽)이 2011년 8월27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대구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오찬을 앞두고 IAAF(국제육상경기연맹)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영남일보 DB |
하지만 1998년 IMF 외환위기는 삼성과 이 회장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가 애증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 2000년 대구에 공장을 둔 삼성상용차가 퇴출,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는 큰 어려움에 빠졌다. 이후 이 회장의 화형 퍼포먼스가 대구에서 열렸을 정도로 삼성에 대한 감정도 악화 됐다.
이 회장에 대한 대구시민의 애증이 옅어진 계기는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다. 이 회장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일인 2011년 8월27일부터 1박2일 간 대구에 머물며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및 지역 정재계 인사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당시 이 회장이 대구를 방문한다는 소식만으로도 지역 경제계가 들썩였다. 삼성상용차 퇴출 이후 소원해진 대구와 삼성의 관계를 회복, 지역경제 발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부인 홍라희 여사, 딸 이서현씨, 사위 김재열씨가 2011년 8월28일 대구오페라하우스 입구로 들어서고 있다.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11년 대구 방문 당시 이용했던 마이바흐 차량이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 주차돼 있다. 이 회장은 레이싱을 즐길 정도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이러한 그의 취미는 삼성상용차 설립 등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
2011년 8월28일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방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김범일 전 대구시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행사를 마친 이 회장은 자동차를 타고 인근 옛 제일모직 부지를 둘러봤다. |
이 회장은 대구 방문 이튿날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IOC 위원 초청 오찬을 가졌다. 떠나기 전 자동차를 타고 현 대구삼성창조경제단지인 북구 침산동 옛 제일모직 터를 둘러보는 등 대구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음을 보여주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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