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생존 패러다임 With 코로나 3] 코로나 직격탄에도 발상 혁신으로솟아날 구멍 찾는 사람들

  • 박주희
  • |
  • 입력 2020-10-27 18:56  |  수정 2020-10-27
무인점포-온라인으로 방향전환...대면 최소화하는 필라테스 업체
경찰은'S자형 음주단속'...극단은 '연극형 웹드라마'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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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시대에 맞춰 스포츠관련 업계는 대면하는 인원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공유형 필라테스 센터인 '에스파스필라테스' 월성점에서 마련된 프라이빗룸에서 수강생이 강사로부터 1대1로 수업을 받고 있다.에스파스필라테스 제공
코로나19가 이제는 삶의 일부가 되면서 우리는 점점 '위드 바이러스'의 삶에 적응해 가고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 되려 어색해졌고, 코로나 이전의 삶을 영위할 수 없다 보니 위드코로나에 걸맞게 새로운 형태의 방식으로 먹고 마시고 일하고 공부하고 즐기고 여행을 떠나며 삶을 영위한다. 경제·사회·문화·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도 위드코로나라는 냉혹한 현실을 차갑게 인식하고 그 속에서 솟아날 구멍을 찾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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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촉물제조협동조합이 최근 런칭한 24시간 무인 잡화 및 아이스크림 할인점 프랜차이즈 '빙도리365'. <한국판촉물제조협동조합 제공>

◆무인 점포 창업에 온라인으로 방향 전환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타격에 지역 소상공인들은 언택트로 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가 하면, 오프라인 영업망을 온라인으로 이동시키는 등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지역 판촉물 수입·판매업체들이 모여 만든 한국판촉물제조협동조합은 최근 '빙도리365'라는 24시간 무인 잡화 및 아이스크림 할인점 프랜차이즈를 런칭했다. 빙도리365는 무인 점포에다 기존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갖고 있던 제품 포트폴리오의 한계를 뛰어넘은 상품 구성이 특징이다. 특히 무인 점포는 계산대만 무인화된 단계를 넘어 종업원 한 명 없이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이영석 조합 이사장은 "인건비 등 관리비와 창업비도 저렴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 속 새로운 창업 코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오프라인 영업 업종인 판촉물업체는 온라인으로의 방향 전환에 나서고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판촉물 프랜차이즈인 '기프트한국'은 오프라인 영업에 익숙한 가맹점주들의 온라인 영업 지원을 위해 교육장을 구축하고 매주 마케팅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쇼핑몰 입점이나 판매 전략, 검색 광고 등 수도권 대형 업체들의 전유물이었던 온라인 상권에 본격 도전한 것이다.


배근우 기프트한국 대표는 "위드코로나 시대엔 모든 공정이 온라인으로 이뤄지게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맹점주들의 온라인 시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인실 등 대면 최소화로 인기 구가하는 필라테스 업체
위드코로나 시대에 맞춰 스포츠 관련 업계는 대면 최소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1대1 강습에서 나아가 고객 1명만 이용할 수 있는 독립공간을 만들어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6월 문을 연 공유형필라테스 센터인 '에스파스필라테스'. 1호점인 삼덕점의 대지는 72㎡(약 22평) 가량. 이 땅에 4층 건물을 지어 올렸고, 계단 등을 제외하면 실제 고객들이 운동하는 공간은 각 층마다 49㎡(약 15평)뿐. 그 좁은 공간 안에 샤워실과 화장실 등을 다 갖추고 있다 보니 같은 시간대 동시에 운동을 할 수 있는 인원은 4명이 고작이다. 어쩔 수 없이(?) 1인, 직장 동료 등 평소 아는 사람이 함께 운동하는 구조가 된 것.


인원이 적으면 비용이 높아지는 게 당연하지만, 공유형 모델로 기존보다 저렴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게 센터 측의 설명이다. 센터 측이 공간과 시설 등 강습에 필요한 여건을 갖추면, 강사들이 쿠폰 형태로 이용 시간을 산 뒤 수강생을 모집, 수업을 진행하는 구조다. 강사 수입은 기존과 같은 대신, 센터가 받는 수수료를 낮춰 강습료를 다른 곳보다 20% 저렴하게 받는다. 이는 수강생 증가로 이어졌고 센터와 강사 모두 수입이 늘어나는 모델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지난 9월18일 월성점에 2호점 문을 열었고,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인 직영점만 범어, 율하, 경산, 시지 등 12곳에 이를 정도다. 264㎡(80평) 가량 규모인 2호점에는 운동 공간·샤워실 등 운동 준비에서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에 필요한 공간을 단 1명만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룸도 마련했다. 


이런 시스템이 알려진 덕분에 문을 연 지 반 년도 안돼 회원만 1천200명 가량을 기록했고, 관련 매출도 첫 달 370만원 가량에서 9월 1천500만원으로 4배나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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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신서동의 한 도로에서 동부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S자형 음주단속'을 하고 있는 모습. <영남일보DB>

◆대구 경찰, 'S자형 음주단속' 고안
심야시간대 경찰이 음주운전 의심차량을 따라가 도로 가장자리에 차를 세우고 직접 음주 측정을 하는 모습, 누구에게나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19는 교통경찰의 업무 방식에서도 큰 변혁을 요구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이임호 대구 동부경찰서 교통안전계장(경감)은 'S자형 음주단속'을 고안해내면서, 그 변혁과 정착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S자형 음주단속은 도로에 장애물을 S자 형태로 놓은 후 운전자가 이를 지나가게 하는 일종의 '미션'을 주고, 그 과정에서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이 있다면 멈춰 세워 음주측정을 하는 방식이다. 동부경찰서의 도입 이후 이 방식은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이 경감은 "위드코로나 시대 대구 교통경찰은 '비대면'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캠코더 단속, 이동식 속도 단속 등 비대면 단속과 SNS 등을 이용한 비대면 홍보 활동을 통해 도로 위 법질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코로나 시대에서도 음 주운전자에 대해선 무관용의 원칙으로 단속하는 한편, 시민들은 감염 우려에서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극단, 연극·영상 융합 '연극형 웹드라마' 시도
공연 분야에서는 온라인 영상 송출이 코로나 시대 뉴노멀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극단인 '에테르의 꿈'은 연극과 영상을 융합시키는 새로운 시도로 '연극형 웹드라마 202'를 제작한다.


60~90분간의 공연 전체를 영상 송출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롱테이크 기법으로 연극의 현장성을 살리면서 영상화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인들의 영상 소비 방식에 걸맞게 공연을 10분짜리 에피소드로 끊어 시리즈로 제작하고, 지역 출신인 고현석 영화감독을 섭외 철저한 카메라 리허설과 콘티 회의를 통해 10분짜리 롱테이크 촬영을 하는 것. 각기 다른 공간에서 '202호'로 들어와 그 공간에 갇히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내달 9~12일 촬영하고 12월에 유튜브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박지수 극단 에테르의 꿈 대표는 "매주 한 편씩 공개하며 궁금증을 유발할 예정이며 시즌 4까지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영상을 통해 연극 공연에 대한 접근성 높이고 소극장으로 오게 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드코로나 시대 공연의 영상화는 불가피한 선택이고 확대될 것이다. 다만 공연의 본질은 현장성에 있는 만큼 진정한 대책이 될 수는 없다고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비대면이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없는 분야에서는 보다 궁극적인 방안 모색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행정·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창간특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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