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한센인 거주 마을 경주희망농원, 주거환경개선 사업 본격 추진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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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8 16:06  |  수정 2020-10-28 16:12  |  발행일 2020-10-29 제8면

정부의 경주 보문관광단지 개발에 따른 강제이주 정책으로 40여년간 소외된 삶을 살아온 경주지역 한센인의 주거 복지환경 개선사업이 본격 이뤄진다.


정부는 1961년 완치판정을 받은 한센인을 사회일원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국립 칠곡병원 한센병 퇴원자 240명을 경주시 천군동에 거주하도록 했다. 하지만 보문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이뤄지면서 1979년 이들을 경주희망농원(경주시 천북면 신당3리 일대)으로 강제이주시키고 이주민 486명에게 무허가로 가구당 주택·계사 1동을 각각 신축·배정하는 자활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40여년이 지나면서 주거환경이 크게 악화됐다. 계사 슬레이트 지붕 대부분은 부식됐으며, 정화조·하수관로 노후화로 인한 악취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계사에서 발생하는 축산폐수가 형산강으로 유입돼 수질오염 민원에 따른 포항시민과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거주민들도 지난 3월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문제해결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28일 경주시청에서 조정회의를 열고 경북도·포항시·경주시·대구지방환경청 등과 '경주희망농원 현장조정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체결에 따라 경북도는 희망농원 내 집단계사 철거, 정화조 및 하수관로 정비 등 시설개선사업이 국비보조사업으로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경주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노후주택 정비 등 정주여건 개선과 함께 희망농원내 일자리·농가소득 창출 방안·종합정비계획 등을 수립해 나간다.


포항시도 노후 하수관로 개선 등 수질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힘을 보태기로 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하수관로 정비사업 국비 예산 지원 처리기간이 단축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이들에 대한 보상 등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며 " 오늘 현장 조정을 통해 수년 간 표류해 온 형산강 수질오염 문제도 실타래가 풀리고 있다. 앞으로도 고충현장의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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